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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설계 재산리모델링] 집 2채 가지고 전세 사는 맞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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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Q : 출판사에 다니는 30대 여성입니다. 서울 흑석동의 아파트와 신월동 뉴타운 예정지의 단독주택을 갖고 있지만 양육 문제 등으로 현재 신월동에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강남으로 이사를 하려는데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맞벌이지만 저축액이 적어 노후설계도 걱정입니다.

A : 송씨(34)네는 제조회사에 다니는 남편(37)과 아들(2), 친정 부모가 한집에서 생활한다.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아 걱정이다. 연말에 전세 만기가 끝나면 강남으로 전세를 옮기고 싶지만 당장 유동자산이 적어 고민하고 있다. 또 몇년 뒤 뉴타운 재개발이 본격 추진되면 이곳에 중대형 아파트를 마련하려 하는데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의 지출 내역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 수입에 비해 저축 너무 적어

송씨네는 맞벌이로 달마다 안정된 수입이 들어오고 집도 2채나 갖고 있어 재테크를 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론 문제가 많다. 우선 매달 저축하는 돈이 적금.연금 등 156만원뿐이다. 확인되지 않은 호재만 믿고 현금 흐름을 따지지 않은 채 토지를 산 것도 위험하다. 이처럼 짜임새 없는 자산 구조가 계속되면 유동성이 묶여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일단 부동산 자산부터 정리하는 게 좋겠다. 송씨네는 강남의 32평형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다. 약 2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전세금 1억2000만원을 빼면 동원할 금융자산이 별로 없다. 추가로 돈을 꿔야 한다는 말인데 기존 대출이 많아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흑석동 아파트를 처분해 전세금을 마련하길 권한다. 이 아파트를 팔면 1가구 2주택 상태라서 일반세율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뉴타운 개발이 추진돼 보유한 단독주택이 철거되면 1가구 1주택 상태가 되지만 흑석동 아파트는 보유만 했을 뿐 실제 거주한 적이 없어 비과세 요건(서울.과천 및 5대 신도시는 3년 보유, 2년 이상 거주)을 갖추지 못해 양도세 부담은 불가피하다.

또 송씨네는 올 8월에 지인들과 공동으로 경북 상주시의 농지를 구입했는데 무리한 투자로 보인다. 이자가 비싼 신용대출로 자금을 빌린데다, 상주시에 국영기업체의 본사가 옮겨 갈 것이란 소문만 믿고 확인없이 투자했다.

# 보험도 군살 빼야

송씨 가족은 총 9건의 보험을 가입해 매달 117만원을 낸다. 어느새 차곡차곡 늘어난 보험도 돈이 모이지 않는 큰 원인 중 하나다. 송씨네는 양가 어머니의 암 보험료를 내긴 하지만 연금을 뺀 보장성 보험료가 전체 소득의 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만기환급형 상품에도 가입해 순수보장성을 선택했을 때 비해 보험료 부담이 큰 편이다.

먼저 남편의 보험 중 2001년과 2003년에 각각 가입한 종신보험은 같은 회사의 거의 동일한 상품이다. 유사시 그만큼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적정 수준 이상으로 보험료를 내면 그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따라서 같은 내용으로 가입한 종신보험 1개와 적립액이 많은 운전자보험은 정리하는 게 낫겠다.

현재 56만원씩 납입하는 연금은 5년짜리다. 연금의 장기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기간이 너무 짧다. 상품 만기가 되는 2007년엔 현금 흐름을 감안해 새로 연금에 드는 게 바람직하다.

# 주식투자도 유동성 고려해야

흑석동 아파트를 팔아 강남에 얻을 전세 보증금을 빼고 남는 돈은 회사 대출금과 어머니에게서 빌린 사채를 갚는 게 좋겠다.

2002년 말에 투자한 오리콤 주식은 하루 거래량이 적어 주식의 가장 큰 장점인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파는 게 낫다. 평가 수익률이 매수 시점과 비교해 60% 이상이라도 막상 팔려고 할 때 원하는 가격에 팔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 기간 중에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60%가 넘고,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어도 그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음을 감안하면 현명한 투자로 볼 수 없다.

이렇게 마련된 현금 자산의 일부는 예금 등을 통해 3~6개월 분의 생활비로 저축하고 마이너스 대출도 발생하지 않게 현금 씀씀이를 조절해야 한다.

보험을 정리하고 대출금을 갚으면 그동안 기타자금으로 나가던 돈을 더해 매달 125만원의 여유자금이 생긴다. 이 돈으로는 중.장기적인 재산 증식과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 적립식 펀드를 2~3개로 나눠 투자를 하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만기는 너무 길게 잡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일부는 세제 혜택이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를 권한다.

정리=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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