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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은퇴 팁] 마음 속 '노후계정' 만들면 불필요한 지출 줄일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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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서명수

사람들은 가진 돈 마다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 돈은 열심히 일해서 번 월급이니까 아껴 써야지, 오늘 연말 정산 환급금을 탔는 데 여행이나 갈까 하는 식이다. 분명 액수는 같지만, 돈의 용처는 다른 것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를 ‘심적 회계’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돈을 쓸 때마다 미래를 생각하고 전체 자산상태를 일일이 고려할 수 없기 때문에 ‘오락계정’ ‘생활비 계정’ ‘기타계정’ 등으로 나눠 사용한다는 게 심적 회계다. 심적 회계는 합리적 소비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벌었고 마음의 어떤 계정에 넣어 두느냐에 따라 돈의 사용처에 큰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면 월급과 세금 환급금은 같은 금액이라도 다른 계정으로 관리한다. 오락계정에 넣어 둔다면 부담없이 쓰지만 생활비 계정에 있다면 그렇지 않다.

 소액지출을 묶은 기타계정이 가장 문제다. 바로 낭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기타계정은 아무런 절제없이 쓰게 마련이다. 주로 아껴서 모은 돈보다 복권 당첨금, 회사에서 받은 상금, 또는 길에서 주은 돈처럼 기대하지 않았던 수입이 생기면 여기다 집어 넣는다.

 하지만 어떤 돈이든 절대금액은 똑같다. 월급이든, 상금이든 모든 돈은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푼돈이라고, 돈의 출처가 모호하다고 흥청망청 써 버린다면 재산이 깨지는 건 순식간이다. 푼돈일수록 더 주의해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만약 ‘노후계정’으로 분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노후계정만큼은 소비보다는 저축이란 인식이 들어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한다. 심적 회계는 말 그대로 마음속의 장부이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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