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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쑥!] 웰컴 투 영어일기…실력 나날이 'U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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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 A DIARY IN ENGLISH!" 영어로 일기를 쓰자고? 고개를 설레설레 내두르는 학생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교사가 있다. '하명옥의 영어일기'(http://hamo66.hihome.com)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 중인 논산여고 하명옥 교사다. 인터넷 검색창에 '영어일기'라고 치면 그의 사이트가 맨 앞자리거나 둘째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사이트에 올린 예문이나 표현 등을 묶어 '하명옥의 영어일기'(2004년), '내가 쓰고 싶은 말이 다 있는 영어일기표현사전'(2005년) 등 책 두 권도 펴냈다. 그의 말을 들어본다.

-왜 영어일기인가.

"영어일기를 쓰는 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치 않은 한국적 상황에서 혼자 영어 연습을 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 중 하나다. 실생활에서 쓰는 표현들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꾸준히 일기를 쓰다 보면 생활영어를 익힐 수 있다. 영어로 생각하는 능력 또한 크게 는다. 덤으로 글 쓰는 연습도 된다."

-쓰기가 어렵진 않은가.

"그렇지 않다. 영어의 기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라면 누구든 쓸 수 있다. 처음부터 유창하고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만 버리면 된다. 아는 영어 표현부터 쓰기 시작하라. 쓰고 싶은 어휘나 표현은 (사전 등에서) 찾아가면서 쓰면 된다."

-그럼 초등학생도 가능한가.

"그렇다. 영어를 1, 2년 정도 공부한 아이라면 얼마든 가능하다. 영어문장 구조가 다섯 가지 형식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된다. 우리 아이만 해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영어일기를 썼다. 물론 단순한 수준이었다. 초등학생들의 일기란 게 한글로 써도 단순하지 않은가. 사실 영어가 주어-동사(1형식), 혹은 주어-동사-보어(2형식), 주어-동사-목적어(3형식)란 형식만 알아도 기본적 표현은 된다. 그 다음엔 어휘나 표현이 문제인데 그건 스스로 찾아가면서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일기란 게 원래 일상에 대한 글 아닌가. 상황에 맞는 어휘와 표현을 미리 익히거나, 쓸 때 사전이나 예문집을 참조하는 게 요령이다. 물론 자신의 문장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절대, 절대 우리 말로 쓴 뒤 영어로 옮기는 식으로 해선 안 된다. 그럴 경우 '콩글리시'가 되기 쉽다. 영어식 사고를 통한 영어식 표현을 쓰는 게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더위를 잘 탄다'는 표현을 쓸 때 'I'm sensitive to the heat'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으려면 가능한 한 많은 영어 표현을 접하고 익혀야 한다. 또 일기라고 해서 꼭 그날 있었던 일을 나열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라. 독후감이나 영화 감상문, 관찰문, 수필도 좋은 일기다."

-영어 실력이 느는가.

"물론이다. 모르는 표현을 찾아 쓰니까 느는 건 당연하다. 어휘 실력도 향상된다. 날씨나 학교생활 등 상황별 표현 하나하나씩 익히다 보면 어느 틈엔가 영어 실력이 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그런 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꾸준히 한 학생의 실력은 다르단 사실이다. 그런 아이 대부분 우리 말과 영어식 표현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 우리 말을 그대로 영어로 번역하는 게 아니라 영어식으로 쓴다. 미묘한 어감 차이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단풍이 들었다'는 표현을 하는데 보통 아이는 '단풍이 영어로 뭐예요''들었다는 뭐죠'라고 묻는다. 그러나 영어 일기를 쓰는 아이들은 '잎사귀가 빨갛고 노랗게 변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늘 100% 정확하게 표현하는 건 아니지만…."

-잘못 쓰는 경우도 있을텐데.

"그렇다. 사실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나 학원 선생님이 해주면 제일 좋을 것이다. 원어민 선생님이 근처에 있다면 부탁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스스로 사전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영영사전을 쓰라고 권하고 싶다. 가끔 원어민 교사가 어색한 문장이라고 지적할 때가 있는데 영한사전이나 한영사전에 있는 예문을 인용한 게 많았다."

-영어일기 전도사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초등학생인 아이가 영어일기 숙제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시켜봤다. 수행평가 차원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어려워했다. 간단한 문장 쓰는 것도 버거워 했다. 그래서 일기와 관련된 표현들을 하나하나씩 찾아 가르쳐줬다. 나중엔 대답하기 귀찮아질 정도로 묻는 아이들이 많아 인터넷에 관련 자료를 올리기 시작했다(웃음). 그게 2002년 일이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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