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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 한국 드라마에도 정통 … 전인대서 ‘별그대’ 인기 요인 분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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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호 08면

왕치산이 공산당 내에서의 지위 못지않게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분야가 있다. 다름 아닌 출판계에서다. 독서광으로 유명한 그가 부하직원이나 공직자들에게 추천하는 책마다 어김없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기율위 서기에 취임한 직후인 2012년 11월 직원 회의에서 일독을 권유한 『구체제와 대혁명』(알렉시스 토크빌)은 출판된 지 오래돼 고전의 반열에 들어가는 책이지만 당시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아직도 시중 서점에선 특별 코너가 있을 정도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을 소재로 이 책을 왕이 권한 건 ‘부패하면 반드시 변혁이 일어나게 돼 있다. 공산당도 예외가 아니다’란 교훈을 전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부문의 베스트셀러인 역사소설 『대청상국(大淸相國)』도 마찬가지다. 이 소설의 주인공 천팅징(陳廷敬)은 청나라 강희제 때의 실존 인물로 청렴하고 직무에 충실한 관리의 표본으로 그려져 있다. 왕이 공직자들에게 이 소설을 꼭 읽어보라고 권한 덕분에 이 책은 올 초부터 판매 순위의 상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그는 책뿐 아니라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석상에선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선 사라진 전통적 가치와 정서가 담겨 있어 감동을 주는 게 한국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왕은 영어를 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드라마는 즐겨 본다. 특히 미국 정가의 권모술수를 다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열심히 시청한 사실이 중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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