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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은 과메기…청어·꽁치보다 오메가-3 더 많아

중앙일보

입력

과메기는 대구와 함께 해양수산부가 12월의 수산물로 선정한 겨울철 웰빙 먹거리다.

과메기라고 하면 꽁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는 청어로 만들었다. 지금도 겨울철에 경북 영덕군 창포리ㆍ포항 죽도 시장 등에 가면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다.

과메기란 명칭도 '말린 청어(乾靑魚)'를 가리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했다. 관목에서 관메로 변했다가 다시 과메기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청어를 짚으로 엮은 뒤 겨울 해풍에 보름가량 얼렸다 말렸다를 반복하면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하고 고소한 청어 과메기가 만들어진다. 밤엔 얼고 낮엔 녹으면서 청어가 발효ㆍ건조돼 독특한 풍미가 난다. 초고추장과 생미역을 곁들이면 겨울철 별미로 손색없다.

1970년대 이후엔 청어 대신 꽁치로 과메기를 주로 제조하는 데 한국전쟁 이후 청어가 귀해졌기 때문이다. 또 청어는 얼리는 데 오래 걸리고 포항 주위에선 온도가 아주 내려가지 않으면 상할 가능성이 있어 어육의 두께가 청어보다 얇은 꽁치를 과메기의 원료로 이용하게 됐다.

따라서 요즘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 등에서 겨울철에 꽁치를 짚으로 엮은 뒤 바닷가 덕장에 매달아 찬바람에 꽁꽁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존득존득하게 말린 것을 가리킨다. 동해에서 갓 잡은 신선한 꽁치를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뒀다가 12월부터 바깥에 내다 걸어 자연 상태에서 냉동과 해동을 거듭한다. 과메기는 다시 둘로 나뉜다. 꽁치를 통째로 보름가량 말린 것이 ‘통마리’, 배를 따고 반으로 가른 뒤 사나흘 건조시킨 것이 ‘배지기’다. 현지인은 ‘통마리’를 선호하지만 외지인에겐 ‘배지기’가 더 인기다. 고소하고 물기가 적어서다.

꽁치가 가을(10∼11월) 생선이라면 과메기의 제철은 겨울(11∼이듬해 3월)이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 함량이 꽁치보다 많다는 것이 과메기의 매력이다. 꽁치와는 달리 비린내도 나지 않는다.

속살이 곶감처럼 불그스레한 과메기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숙취 해소에 효과적인 아스파라긴산(아미노산의 일종, 콩나물ㆍ아스파라거스에도 함유)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에 유익한 오메가-3 지방(과메기),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파ㆍ양파ㆍ마늘 등), 변비ㆍ비만 예방을 돕는 알긴산(식이섬유의 일종, 김ㆍ미역ㆍ다시마 등)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한식(寒食) 전후에 절기(節氣)음식으로 즐긴 애탕(艾湯)에도 과메기가 들어간다. 애탕은 쑥과 고기를 빚어 만든 완자에 밀가루와 달걀을 묻힌 뒤 장국에 넣어 끓여 먹는 쑥국이다. 여린 쑥을 넣어 국을 끓일 때 음력 10월에 나는 과메기를 넣고 끓이면 쑥의 쓴맛과 청어의 기름기가 색다른 맛을 연출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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