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BOX] 700년 된 비자나무 원목 10년간 말려 2년간 제작 … 1억짜리 바둑판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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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형제 바둑’은 일반 보급용 바둑판은 물론 고가의 바둑판도 선보이고 있다. 2000만원부터 1억원에 달하는 고급 바둑판은 원목을 이용해 15∼21㎝ 두께로 판을 만든다. 원목은 공장에 마련한 자체 보관소에서 10년간 말린다. 목재의 수분을 자연적으로 증발시켜 뒤틀림과 색상의 변질을 막기 위해서다. 고급 바둑판의 원목은 주로 비자나무와 은행나무·계수나무 등을 사용한다.

 10여 년 전 한 기업 회장(작고)이 구입한 1억원짜리 바둑판은 지름 1.5m의 700년 된 미국산 비자나무 원목을 들여와 만들었다. 판 제작에 12년이 걸린 작품이다. 10년간 말리고 2년에 걸쳐 제작했다. 원목을 자르고 다듬는 과정에 170여 차례의 손길이 갔다. 신완식 대표는 “최고 품질의 바둑판은 자연이 만들어줘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수령 500년 이상에 지름 1.5m가 넘는 죽은 나무에서만 최상의 무늬와 색상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6형제는 명품 바둑판의 원목을 구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러시아·인도네시아 등지로 숱하게 출장을 다닌다. 주문이 있어도 원목을 구하지 못해 최상품을 만들지 못할 정도다. 1억원을 호가하는 단 하나 남은 명품 바둑판은 ‘가보’로 물려줄 예정이다. 수령 700년에 지름 1.5m의 미얀마산 비자나무로 만든 것이다. 현재 공장 내 전시장에서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구기호 한국기원 출판부장은 “바둑판은 비자나무로 만든 걸 최상품으로 친다”고 말했다. 황금색을 띠고 있고, 바둑돌을 놓을 때 듣기 좋은 소리를 내며, 돌 자국이 생긴 뒤에도 시간이 지나면 원상태로 돌아오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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