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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노인문제가 가장 심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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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화 한통화로 모든 고민을 들어주는 「생명의전화」 상담이 지난 78년9월 개설된 이래 6년이 지나면서 상담내용은 결혼과 남녀문제가 줄어든 반면 자녀교육문제와 노인문제가 심각한 갈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상담요청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이 전화상담은 30대의 이용률이 가장 높고 여성의 경우 가정에서 일어나는 부부문제(16·9%)와 가족관계(14·7%)가 문제시됨에 비해 남성은 성의 문제(34·6%)가 부부문제(8·6%)보다 훨씬 심각하다.
현재 세계각국에는 긴급구조·벙어리상담·범죄고백·자살예방등의 다양한 형태의 전화상담센터가 운영되고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전화상담에서는 알콜과 약물중독·아동학대·부인구타 등의 문제가 크게 부상되면서 생의 의미와 고독, 인간관계가 현대인의 고민으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생의 의미와 성문제가 당면과제로 대두, 청소년문제상담은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즉 선진부국일수록 인생에 대한 회의나 고독문제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엿볼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신적인 것보다는 청소년교육상담과 가정·부부문제, 노인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전화를 걸어놓고서도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침묵전화는 거의 해소된 형편이다.
지난 80년12월 개설된 부산생명의 전화는 서울과는 양상이 좀 다르다.
20대의 젊은층 이용자가 가장 높은 부산은 의외로 남성이용자가 많고 학력은 무직과 국졸, 심리적갈등보다는 정보문의와 결혼·남녀문제·침묵전화가 많은 편이다.
생명의 전화상담은 총3백20명의 자원봉사자로 운영,주부와 성직자·회사윈이 대부분. 30대(1백35명)와 40대(1백5명)가 주를 이른다.
고독감해소와 공동체의식에 대한 욕구로 자원봉사자가 된 이들은 세대차에서 오는 도덕·윤리관의 차이와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부부사이의 불화가 상담하기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한다.
이진숙부장(생명의 전화)은 『상담자가 「생명의전화」라는 확인도 없이 성급하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다보면 오점으로 엉뚱한 사람이 장난기있는 상담을 받는 사례가 종종 있어 본의 아닌 피해를 보기도 한다』면서 「생명의 전화입니다」라는 대답을 확인한 후에 상담을 시작해 줄것』을 충고한다.
전화 한통화만으로 문제해결이기 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안내역에 불과, 깊이있는 상담과 대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회사업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전화상담이 자리잡기위해서는 ▲상담자료에 대한 과학적관리와 분석 ▲지방도시의 상담전화센터 확대 ▲문제처리와 대책을 위한 의뢰기관 및 전문기관의 협력증진등이 제시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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