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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가 5%대 추락

중앙일보

입력

중국 주가가 9일 5% 떨어졌다. 이날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4%(약 164포인트) 떨어진 2856.27로 거래를 마쳤다. 3년8개월 만에 3000선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널뛰기 장세다. 5.4% 하락은 하루 하락 폭으로는 2009년 이후 최대다. 하루 거래량도 770억 주를 넘었다. 하루 전보다 31% 가까이 늘어난 거래량이다. 올 3분기 하루 평균 거래량인 100억 주보다는 8배 가까이 늘었다. 이날 사상 최대 손 바뀜이 이뤄진 셈이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와 대표적인 에너지 종목인 페트로차이나(中?石油)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블룸버그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중국 안팎의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본 수익을 현금화하는 바람에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도 이날 주가 폭락에 한 몫 했다. 이날 베이징에선 중국 정부의 경제공작회의가 개막했다. 내년도 경제 운용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다. 블룸버그는 “성장 목표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상하이 증시 주변에 파다하게 퍼졌다”고 전했다.

상하이 주가는 지난달 11일 홍콩과 교차매매(후강퉁) 시작 이후 23% 치솟았다. 하지만 이면에는 불안 요인도 누적됐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말 현재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산 주식(신용)이 8811억 위안(약 158조원)어치에 이른다.”라고 이날 전했다. 이날 상하이증시 시가총액의 3% 정도 된다. 특히 신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나 많다. 2011년과 견줘선 23배나 폭증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여차하면 주식을 팔아 빌린 돈을 갚으려는 주문이 몰려 주가 하락폭이 비정상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처럼 주가가 5% 가까이 떨어지는 일이 앞으로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상하이 주가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판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하이 중위안(中原)증권의 투자전략가인 장강(??)은 이날 투자 메모에서 “ 주가 급상승(Rally)은 일단락됐다. 앞으로 주가 상승 폭은 줄고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근거로 증시 주변 자금이 마르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요즘 자금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위안화 값은 미국 달러와 견줘 전날보다 0.28% 떨어져 6.188위안에 달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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