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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범죄의 가장 큰 원인은 생활고|『비행 선도총서』서 본 유형과 추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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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7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범죄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범죄양상도 단순한 절도나 풍속범이 아닌 경제사범 등 남성화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기독교 청소년 선도 회가 최근 펴낸 저서『비행선비총서』(안재정 저)에서 보면 여성범죄는 세계적으로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같은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비율로 보면 남녀는 비슷한 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의 면에서는 남성의 수가 훨씬 많다.
남녀동권이 주장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여성은 아직 사회적 활동의 범위가 좁고 범죄의 기회도 적어 범죄율은 남성에 비해 훨씬 낮다. 그러나 그 수적인 증가율은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여성의 직장이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여성이 강해졌다는 뜻도 된다.
과거의 여성범죄라면 매춘 등 윤락행위·절도·풍속범·유아유기나 살해 등 그 수를 헤아릴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업무상과실 치사상과 같은 과실범·경제범·부정수표단속법위반·환각제취재 법 위반·강력 범죄 등으로 그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여성범죄자의 생활정도를 보면 하류가 91·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난 이 그만큼 큰 범죄요인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 그 다음 중류가 7·7%, 상류는 0·6%에 불과하다(대검찰청 범죄분석·81년)
연령별로 보면 36∼40세가 가장 많고 20∼25세, 31∼35세가 비슷한 비율을 보여준다. 77년 현재로 보아 유부녀가 66·3%, 이혼이 3·4%, 미혼이 24%.
남성범죄자보다 연령적으로 높고 하류생활자와 기혼자가 많음을 보아 여성범죄가 가정적인 생활고에서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대 대학원의 신연균씨가 여정기결수 1백 명을 직접 면담한 결과를 보면 범죄종류별로 절도범이 21∼25세가 77·2%이었고 살인범은 31∼35세가 가장 많았다.
25세의 미혼여성에는 허영심에 의한 우발적인 절도행위가 많고 결혼을 한 30세 이상은 가족에 대한 부담 등으로 성인범죄가 많음을 보여준다.
범죄학력은 64%가 국졸인데 이들 가운데는 강력범이 많고, 대학출신 1백%와 고교출신 78%가 재산 범으로 나타났다.
범죄직업은 접객업소 종업원·잡상인·가정부·점원 등 이며 무용연구소와 미장원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약간 있었다.
범죄자의 부부관계는 83%가 보통이며 성생활의 만족도 도 78%가 보통이상으로 나와 있어 범죄가 생활고나 원한·분노 등에서 이루어졌지 가정불화에서 온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부부 중 44%가 혼전 성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아직 미혼자의 70%가 성 경험을 갖고 있는 이유는 따뜻한 정을 느껴서가 가장 많고 직업상 강간의 순으로 되어 있는데 이들 가운데 친부모 밑에서 자라지 않은 결손가정이 41%나 되어 이것이 범죄에 큰 영향을 줌을 알 수 있다.
범죄심리학자의 공통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성범죄자는 일반인에 비교하여 지능수준이 다소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일본적군파 두목격의 여성이 있는가 하면, 서독「바더·마인호프」갱 단의 체포된 26명 단원가운데 10명이 여성이었음을 볼 때 여성범죄는 세계적인 문젯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체포된 범법자가운데 13%가 여성이어서 예전에「못된 아가씨」정도로 다루던 경찰이 태도를 급변하여 지금은 남성과 같이 다루고 있는 실정.
영국의 경우 68∼74년까지 남성범죄가 25% 증가한 반면 여성범죄는 54%나 증가하고 있는데 살인강도나 폭파 같은 굵직한 사건에는 여성이 많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6∼71년의 캐나다 여성범죄는 살인 25%, 살인미수 4백%, 강도 1백50%, 불법무기소지자가 1백8%의 기록적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물질만능의 풍조가 원인이며 고교이하의 학력수준을 가진 여성들이다.
여성범죄가 오늘에 와서 사회의 큰 병리현상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 과학적인 연구나 예방대책은 등한한 상태. 저나 안재정씨는 여성범죄를 분석하여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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