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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지관광서 성지순례까지|해외여행 자유화 앞두고 업계 유치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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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내년초부터 50세 이상의 연령층에게 자유로운 해외나들이가 허용됨에 따라 최근들어 이러한 잠재 시장성을 놓고 여행사마다 다양한 관광코스개발 및 고객유치작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 조치로 2∼3년 안에 최소한 30만명 정도가 해외여행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첫 출발일자는 내년 1월20일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용필 부장(세방여행사 해외개발부)은 『지금까지의 해외여행이 개인이나 단체들의 주문에 의해 이루어졌음에 비해 내년부터는 여행사측에서 기간과 코스를 개발, 여행자들이 자신의 경제사정이나 여건을 고려해 자유로이 선택하는 기성품시대로 돌입했다』고 지적한다.
해외여행 자유화조치를 앞두고 관광업계는 큰 기대를 갖고있어 올해만도 35개 사가 신설돼 현재 1백여개의 여행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관광이 주문상품에서 기성품시대로 변화하면서 주된 특징은 여행사마다 염가로 봉사한다는 점과 개인으로도 신청이 가능하고, 여행일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데 있다.
단체여행 인원수는 최하5명에서 10명 또는 그 이상. 단체여행일 경우 그만큼 개인별 부담은 줄어든다.
가장 일반적인 관광코스로는 ▲일본행=도오꾜→하꼬네→교오또→오오사까→구마모또→후꾸오까(7박8일·75만원) ▲동남아행=(대북→마닐라→싱가포르→방콕→홍콩(10박11일·l백15만원) ▲미국행=뉴욕→워싱턴→나이애가라→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호놀룰루(13박14일·1백70만원) ▲유럽행=로마→제네바→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14박15일·2백10만원) 등. 이밖에 각 여행사에서는 「하이라이트여행」이란 이름으로 명승지를 골라 여행일정계획을 배포하거나 「로맨스 투어」라는 명칭으로 부부여행을 위한 관광일정소개, 종교인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성지순례·불교성지순례, 계절에 따른 특가보급, 전면세일관광 등 갖가지 관광코스개발에 들어갔다.
김석환 차장(고려여행사해외영업부)은 『50세 이상의 노년층에게는 무리한 장거리여행보다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여행이 시간차로 인한 건강문제나 장시간 비행기 여행으로 인한 피로를 덜어줄 것』이러고 지적, 『특히 고혈압이나 음식장애·언어소통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방향에서 모든 관광서비스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요즘은 여행사마다 10여건 정도의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고.
50세 이상의 연령층으로 해외관광여행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해외여행자 예치금 2백만원을 외환은행에 예치, 예치금 납입필증을 받아야하고 여행비용을 위해서는 1년·1년반·2년 짜리 해외여행적금을 가입, 4개월이 경과되면 최고 3백만원까지의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1주일정도의 일본여행을 기준으로 할 때 여행비 75만원과 예치금2백만원, 그밖의 경비를 감안하면 개인당 적어도 3백만원 이상의 비용은 들것이라는 것이다.
고현숙씨(53·서울 구로구 시흥동 무지개아파트)는 『아들내외가 해외여행을 권하고 있습니다. 우리집 사정으로 1주일 정도 바람을 쐬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계에 상당한 주름살을 미칠 것은 뻔해요. 개인적인 사정도 그렇지만 국가적으로 보아도 수많은 사람이 너도나도 무작정 해외여행에 열을 올린다면 낭비되는 외환이 이만저만 아닐 겁니다. 국민 모두가 스스로 자제하고 또 건전하고 가치있는 여행에 대한 계몽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인다.
여행자유화조치는 세부시행지침이 마련돼야 그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겠으나 무엇보다도 국민차원에서의 양식과 질서, 가치관의 확립이 선행돼야 해외여행자유화의 정착이 이루어질 것이다. <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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