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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녹차로 마약 위장 밀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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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국.러시아.나이지리아 등지에서 히로뽕과 대마 등을 국내로 반입, 유통시킨 국제 마약 밀거래 조직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부장검사 林成德)는 3월부터 2개월간 서울세관.국가정보원과 합동으로 단속을 벌여 마약 밀수.유통조직 7개파 28명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인은 崔모(26)씨 등 8명이며 나이지리아인 10명, 이란인 5명, 러시아인 3명, 중국인 2명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중국.러시아의 암흑가 폭력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가운데 崔씨와 나이지리아인 B씨(30) 등 16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시가 83억원에 이르는 히로뽕 2.5kg과 시가 1억원 상당의 대마 15kg, 대마초 농축 물질인 해시시 15g을 압수했다.

◆다양한 밀수 수법=검찰 수사 결과 이들 조직은 마약을 사탕 등 다른 물건인 것처럼 위장해 국제우편으로 부치거나, 콘돔으로 싸 몸속에 넣어 입국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했다.

중국산 히로뽕을 들여오다 구속 기소된 李모(42.여)씨는 지난 3월 히로뽕 약 87g을 콘돔에 싼 뒤 신체 은밀한 곳에 넣어 밀반입했다.

역시 중국산 히로뽕을 여러차례 밀수하다 붙잡힌 金모(46)씨 등 3명은 히로뽕 3백64g을 수십개의 사탕 봉지에 나누어 포장한 뒤 국제우편으로 부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히로뽕 사탕'을 담은 박스에 진짜 사탕 두봉지를 함께 넣는 치밀함도 보였다.

지난 3월 일본 등지로 보내기 위해 아프리카산 대마 15kg을 들여온 나이지리아인 조직은 건어물을 넣은 것처럼 위장한 아이스박스에 대마초 농축물이 고체 상태가 되도록 압축, 국제 특송우편으로 국내에 부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1일 중국에서 히로뽕 밀수총책인 조선족 姜모씨(미체포)로부터 히로뽕 1kg을 받아 국내에 들여온 혐의로 구속 기소된 崔모(26)씨는 히로뽕을 녹차 포장용기 3개에 넣은 뒤 여행가방에 담아 공항을 통과했다.

◆국제 범죄조직 개입='히로뽕 사탕'을 들여오다 구속된 金모(46)씨 등 3명은 중국 최대 폭력조직 '흑사회'의 조직원인 조선족 金모씨로부터 마약을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에서 해시시.대마 등을 들여오다 적발된 고려인 3세 朴모(31)씨 등 3명은 러시아 여성들을 국내 유흥업소에 공급하는 에이전트사업을 하고 있었으며, 체포에 대비해 공기총과 도검까지 휴대하고 있었다.

검찰은 "러시아 여성을 송출하는 사업은 상당한 이권사업으로 대부분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돼 있어 朴씨 등도 그 관련 세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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