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바꿔 매출 좀 올려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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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빙그레는 최근 젊은층을 겨냥해 '좀 크고 들고 다니기에 폼 나는' 커피우유를 내놨다.

에스프레소 커피우유인 '라프레소'를 3백10㎖짜리로 만들었다. 커피 우유는 2백㎖가 보통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젊은층은 가격보다 용기 크기나 모양에 더 민감하다"며 "이들이 많이 찾는 편의점 용으로 다양한 크기의 식음료를 선뵈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식음료 크기가 다양해지고 있다. 우유의 경우 '소형은 2백㎖, 대형은 1ℓ'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제조업체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젊은층의 감각을 좇기 위해 용기를 다양화하기 때문이다.

매일우유의 '우유속 과즙'시리즈(3백10㎖)와 덴마크우유의 '드링킹 요구르트'(4백50㎖)도 이와 관련이 있다. 각종 음료도 1백80㎖가 주종이었으나 최근에는 2백40㎖.3백㎖짜리로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제품가격을 올리기 곤란하자 용기를 줄이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용기를 조금 크게 하면서 값을 더 많이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용량을 조금 키우고 제품값을 더 많이 올렸다. 오리지널 야쿠르트는 1백10원에 65㎖다. 그런데 야쿠르트 에이스는 80㎖에 2백20원이다. 용량을 15㎖ 늘리고 값은 두배로 올렸다.

CJ의 기능성 식용유인 '로프리'는 6백50㎖짜리를 내놨다. 일반적인 식용유 크기인 1ℓ와 5백㎖와 용량을 차별화해 가격 비교를 어렵게 한 것이다. 작은 용량의 덤을 끼워주는 것도 잘 살펴보면 가격 상승분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주부 박미숙(33.서울 개포동)씨는 최근 동네 수퍼마켓에서 1ℓ짜리 간장에 2백5㎖짜리 작은 간장을 끼워주는 행사에 솔깃해 2천7백원을 내고 이 제품을 샀다. 하지만 박씨가 이전에 샀던 동일 제품의 1ℓ짜리 가격은 2천1백50원이었다. 따져보면 덤으로 얻은 것도 별로 없는 셈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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