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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정보를 훔쳐라"… 소 스파이 활동 강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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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소련은 지금 서방의 주요기술과 군사기밀을 훔치려는 전세계적인 스파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인 「제프리·프라임」이 소련에 서방의 정보를 넘겨준 사건은 50년대의 「킴·필비」사건만큼이나 서방에 치명적인 손해를 끼쳤으며, 영국통신정보센터의 허술한 보안조치는 미 영 양국간의 정보협력 관계에 적신호를 울렸다.
그러나 「프라임」사건은 소련스파이활동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소련은 금년 상반기 중 외교관을 가장한 비밀요원을 11개국에서 21개국으로 늘려 파견하는 등 대담한 스파이활동 강화책을 펴고 있다.
다음은 세계 각국에서의 소련 및 공산주의 스파이들의 활동상.
▲일본=소련 스파이들은 지난 2년 동안 일본의 고도산업기술을 캐내려고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관리들은 이러한 경향이 폴란드 군사정부를 지원하는 소련에 대해 「레이건」대통령이 기술 및 장비수출금지조치를 강화한 이후 두드러졌다고 말하고 있다.
소련스파이들의 주요목표는 요업·전자·로보트·광섬유·유전공학·레이저·생물공학·핵융합·증식원자로 등의 기술.
그러나 일본당국은 이 같은 스파이활동을 분쇄하는데 별 열의를 갖고있지 않은 것 같다. 2차 대전 이후 일본은 아직까지 간첩행위 방지법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37년간 일본은 소련인이 개입된 스파이사건을 고착 9건 적발했고 그나마 당국이 일본인 연루자들에게 더욱 초점을 맞추어 수사하는 동안 소련스파이들은 무사히 도피할 수 있었다.
일본내 소련스파이들은 2차대전 후 감옥에 갇힌 수많은 일본인 중에서 포섭된 약 2천명의 일본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80년 자위대의 한 소장이 비밀정보를 소련무관에게 넘긴 혐의로 1년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을 들 수 있다.
▲서독=서독은 소련스파이들의 온상. 당국은 수 천명의 공산주의 스파이들이 서독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80년 한해만 하더라도 스파이혐의로 33명이 기소됐으며, 50명 이상이 체포됐다.
지난달 당국의 연차정보보고서는 뒤셀도르프에 있는 한 폴란드 무역회사가 미제 로키트의 전자유도장치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려는 시도를 분쇄했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3월에는 실업인으로 가장하여 서독에서 암약해오던 10명의 동구스파이가 추방되기도 했다.
서독수사관들은 대부분의 스파이활동이 합작회사형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소련 스파이들은 신문에 구직광고를 낸 서독 실업자들을 접촉, 취직을 미끼로 동베를린으로 여행시킨 뒤 스파이행위를 강요한다.
▲프랑스=프랑스의 소련 스파이들은 특수임무를 갖고 있다. 이들은 동구권에서 프랑스로 망명한 반체제인사들을 감시하고, 때로는 폭력과 암살까지 서슴지 않는다.
자유유럽라디오방송에서 일하고 있는 한 망명 인사는 구타를 당하고 폭발물이 장치된 소포를 받기도 했으며, 루마니아 출신의 한 언론인은 81년 파리의 지하주차장에서 22번이나 칼에 찔리는 봉변을 당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년간 프랑스나 나토의 기밀문서를 빼내려던 소련 스파이들을 끊임없이 추방해왔다. 수사당국은 소련 스파이들이 프랑스의 초음속여객기 콩코드의 기밀을 훔쳐내 소련제 TU-144기를 제작하는데 유용하게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소련공군무관보좌관이 르부르제에어쇼에서 장비를 훔치다 붙들려 추방되기도 했다.
▲스위스=전통적으로 국제스파이활동의 메카인 스위스는 서구에 있는 공산주의 스파이들의 도약대다.
각종 국제기구가 밀집해있는 제네바에는 이들 국제기구의 고용인만도 1만 5천명이 넘는다. 따라서 스파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3분의 1이 외교관이거나 국제기구의 관리들이다.
▲스웨덴=스웨덴의 정보당국은 수만 종의 무전연락이 스칸디나비아제국에 있는 공산주의스파이들에게 방송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10월의 소련 잠수함수색작업은 이처럼 긴 역사를 지닌 동구스파이활동의 최근의 예에 불과하다.
소련 잠수함들은 끊임없이 스웨덴의 주권을 침해하며 스웨덴 군사시설을 염탐해왔고 전시에는 군사기지로 사용될만한 장소들을 정찰하고 있다.
▲캐나다=캐나다의 한 전직보안관리는 소련이 캐나다의 기업들에 스파이마수를 뻗치고 있다고 말하고있다.
지난 4월 한 소련외교관이 서방국가들이 소련에 팔지 않기로 합의한 고도정밀통신장비를 구입하려한 혐의로 추방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소련 스파이들은 특히 서 태평양 지역과 인도양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 지역은 미국의 군사활동이 강화되고 있고 소련이 베트남의 캄란 만에서 지금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정부는 지난 2월 소련대사관 2등 서기관인 「아나톨리·라르킨」을 포함, 2명을 간첩혐의로 추방했으며, 인도네시아장교로부터 근해의 수심 등 해양관계정보를 제공받은 소련인 2명이 인도네시아에서도 쫓겨났다.

<유에스뉴스지·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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