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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딸 탓하다 핀잔 들어

중앙일보

입력

박인용(62·사진)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4일 열렸다.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능력,정책 검증을 벌였다.

특히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이틀뒤 예비역 4성 장군으로서 골프를 친 문제, 군 재직 당시 3차례의 위장전입, 아파트 매입 다운계약서 작성, 소득신고 누락 의혹,석사학위 취득 과정의 부적절성 등을 제기하며 집중 추궁했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후보자는 주정차·속도 위반 과태료를 상습적으로 체납해 무려 25차례나 자동차 압류 통보를 받았다.이런 분한테 어떻게 국민의 세금 몇조원씩을 맡기겠느냐.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박 후보자는 "(과태료 체납을) 제 딸이 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아버지가)딸에게 미루느냐"고 핀잔을 줬다. 박후보자는 곧바로 "제 불찰을 인정한다"고 물러섰다.

박 의원은 또 "박 후보자가 일산 건영 아파트를 군인공제회를 통해 분양 받으면서 신청인과 계약자·입주자가 일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실제거주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박 의원은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수도권 지역에 3년 이상 거주해야 (군인 아파트 분양) 1순위가 되는데 경남 진해로 주소를 옮기면 1순위 자격이 박탈되니까 서울 처형 집에 위장전입을 해놓은 것 아니냐"며 "공직자가 부동산에 이렇게 집착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유대운 의원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틀 뒤인 25일 박 후보자가 골프를 친 것을 문제삼았다. 유 의원은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슬픔에 빠진 시기에 4성 장군 출신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했느냐"고 꼬집었다. 임수경 의원도 "진돗개 하나가 바령돼 사실상 전쟁 상태였던 연평도 포격 때 골프를 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박 후보자는 군인이 단순히 직업인가 생계수단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비록 당시 민간인(예비역) 신분이었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아주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며 "국민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박 후보자가 2005년 경남대 석사과정에 편입학 한 것에 대해 "고등교육법을 위반한 편입학 비리"라고 지적했다.

강창일 의원은 "어떻게 안보 전문가를 안전 전문가처럼 해서 임명할 수 있느냐"면서 "군인답게 내 영역이 아니라고 하고 장관직을 사양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박 후보자는 마인드 자체가 예방은 없고 사고가 터진 다음에 어떻게 대응할까 이런 것만 있다"고 꼬집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로서 양복은 그만 입어야 한다.대한민국은 지금 안전문제와 재해를 상대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새롭게 군 생활을 하는 각오로 국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줘야 한다.대통령이 참석하는 국무회의 자리에 가더라도 점퍼를 입는 장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 유니폼으로 소방대원들이 입는 옷, 해경대원들이 입는 옷을 상시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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