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육영재단, 성추행 공개 사과 번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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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영(오른쪽) 육영재단이사장이 5일 오전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에서 최근 어린이 국토순례단 성희롱 논란과 관련된 재단 입장을 밝히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육영재단 국토순례과정에서 제기된 성희롱 논란과 관련, 학부모들은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에서 육영재단측이 공개 사과 합의를 번복했다고 비난하며 박근영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30여명은 이날 오후 2시께 어린이회관을 찾아 "학부모들이 육영재단측의 공개 사과를 요구해 육영재단측 대표와 학부모 대표, 조대장들이 참석해 육영재단측이 제시한 사과문 초안을 협의하고 이날 오후 언론을 통해 공개사과를 하기로 지난 17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박근영 이사장과 협의 당시 육영재단측 대표의 서명이 담긴 사과문을 요구했으나 육영재단측에서는 당시 대표들은 재단의 입장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며 일방적으로 무효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학부모의 휴대전화에 재단측 대변인이 '안전사고가 있었나. 애들이 죽기라도 했냐'는 등의 음성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합의된 사죄도 이행하지 않는 재단측의 비도덕적인 태도를 규탄한다"며 박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황모(43) 전(前) 총대장은 이 자리서 학부모들 앞에 무릎을 꿇고 성추행 사실을 인정, 사과하고 "총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영재단측 심용석 대변인은 "학부모들과 협상에 참가한 재단측 관계자는 재단의 뜻을 대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심 대변인은 "재단은 총대장과 학생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실제상황에 대해 알 길이 없으나 일부 학부모가 언론을 통해 제기한 성희롱 문제로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그러나 일부 학부모가 재단이 마치 성희롱을 주도하거나 묵인해 오고 있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재단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로부터 제기된 사안과 운영상 일부 흠결에 대해 철저한 지도,감독과 책임자 문책 등을 통해 시정 보완하고 혐의가 확인될 경우 재단 차원에서 강력한 사법 조치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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