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두달만에 1200원 아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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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원.달러 환율이 두달 만에 달러당 1천2백원 밑으로 떨어졌다. 장기 금리는 1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 4.3%대에 진입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원 떨어진 달러당 1천1백99원으로 마감했다.

SK글로벌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3월 4일(1천1백93.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환율은 지난달 25일(1천2백37.8원) 이후 엿새(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갔으며, 이 기간 중 38.8원이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린 연 4.39%로 2001년 10월 9일(4.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 초 달러당 10원 넘게 떨어지기도 했으나 재정경제부가 환율 급락세(원화가치 급등세)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하락폭이 다소 줄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를 사고 원화를 파는 시장개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경제부 윤여권 외화자금과장은 "과도한 환율하락 심리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며 "정부는 최근 환율하락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외환수급 상황을 감안할 때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의 조기 종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회복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으로 달러화가 전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인 것이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한때 원화 약세(환율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던 북핵 불안감이 완화되고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인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엔 떨어진 1백17.65엔에 거래됐다.

외환은행 하종수 팀장은 "최근 원화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가 어디까지 진행되느냐가 변수"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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