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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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학가의 독서경향은 한마디로『낭만주의 시대는 가고 현실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된다.
80년대에 들어 황석영씨의 『어둠의 자식들』로 대표되는 논픽션및 르포소설이 이동철씨의 『꼬방동네사람들』로 이어져 계속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현장에 접근, 체험으로 엮어낸 르포소설은 문제점 현출과 함께 타인의 아픔에 동참한다는 공감대를 갖고있다.
최근 서점가에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홍신씨의 『인간시장』 『바람 바람 바람』은 르포소설과 또 다른 차원에서 젊은이의 호응을 얻고있다.
『인간시강』은 「총찬」이라는 이름을 가진 1인칭 주인공이 세상을 살며 어둠과 부조리,불의와 대결해 시원스럽게 역경을 해결한다는 이야기.
대학생들은 주인공이 펼치는 「해결사」적인 승리와 냉소적인 현실고발, 순수한 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경희대 문리대3년 오문현군(25·복학생)은 『현실에 대한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한방편으로 이같은 책을 많이 읽는것 같다』고 풀이했다.
지난여름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키게 했던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사건 이후 대학생들의 일본에 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최근 베스트셀러로 등장한 이어령씨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한국인의 시각에서 일본의 문화와 의식구조를 날카롭게 꼬집어 대학가의 공감을 얻고있다.
한국근세사와 경제, 사회사상에 관한 대학생들의 관심도 여전해 최근엔 『한국경제의 전개과정』 『경제사압문』 『한국민족주의론』 등이 많이 읽힌다.
여대생층에겐 수필·가정소설 등이 쉽게 읽히며 서점이 한가한 시간을 이용, 얼굴 뜨거운 성서(성서)를 찾는 「노 마크 찬스」구입도 늘었다는 것이 서점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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