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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자민당 반란 의원에 '표적 공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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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반대파 중진의원을 거물급 신인으로 낙마시켜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우정민영화 법안을 부결한 자민당의 '반란 의원' 37명을 정조준했다. 이른바 '표적 공천'을 통해서다. 자민당 총재인 그는 다음달 11일 중의원 선거에서 37명을 공천하지 않는 대신 각 지역구에 거물급 신인을 속속 배치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우선 우정민영화 법안에 반대하는 데 선봉 역할을 했던 고바야시 고키(小林興起) 재무 부(副)상의 지역구인 도쿄(東京)10구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환경상을 공천했다. 고바야시 의원은 참의원 부결을 주도한 가메이(龜井)파의 핵심 멤버. 언론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를 신랄하게 비난했었다. 이에 맞설 고이케 환경상은 뉴스 캐스터 출신으로 효고(兵庫)현 비례대표 의원. 올 여름 일본의 '쿨 비즈'(cool biz.노 넥타이 차림의 간소복) 선풍을 일으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고이케 환경상은 "반(反)개혁세력을 대청소하겠다"며 도전장을 냈다.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정조회장과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우정상 역시 우정민영화 법안 반대를 주도했다. 이들에 맞설 대항마로는 총리 보좌관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전 외상, 나카야마 교코(中山恭子) 전 내각관방 참여(차관급), 일본의 첫 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동메달)인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현 참의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우정민영화 담당상(현 참의원 의원)의 출마설도 나돈다.

자민당 측에선 요즘 "개혁 지지 바람을 타고 선거 바람이 자민당 쪽으로 불고 있다"고 자신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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