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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호텔·상가 수익만 한 게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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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상남동에 들어서는 창원 디아트리에 오피스텔 견본주택. 평일인 25일 문을 열었는데도 개관 첫날부터 투자상담을 받으려는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사진 창성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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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었던 지난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인근 한 분양형 호텔 견본주택은 투자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에만 수십여 명이 다녀갔다. 오후에도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기 번호표까지 등장했다. 이날 견본주택에서 만난 장모(43)씨는 “매달 은행 금리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식에 투자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매달 일정한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은행으로 가자니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에 불과하고, 주식으로 가자니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하는 등 불안한 때문이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은 많게는 연 5~6%(이하 세전) 정도의 임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최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나온 한 오피스텔엔 하루에만 계약금으로 40여 억원이 몰렸다. 이달 초 롯데건설이 인천 송도지구에서 분양한 송도 캠퍼스타운 애비뉴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분양 시작 보름여 만에 184개 점포 중 150개 점포가 팔려나갔다. 롯데건설이 지난달 서울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평균 1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공급과잉·경기위축 등으로 한동안 뜸했던 수익형 부동산이 많이 나오고 있다. 디아이건설은 인천 논현동에서 수익형호텔인 ‘호텔라르 시티&파크’를 분양하고, 서울 마포구에선 갑을건설이 갑을명가시티 오피스텔을 선보인다. 인플랜은 부산 금정구에서 ‘테라스파크’ 상가를, 대우건설은 서울 북아현뉴타운에서 부분임대형 아파트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 업체측은 지역·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연 6% 이상의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투자금 대비 임대수익률이 연 10%가 넘는다고 홍보하는 곳도 있다. 완공 후 일정 기간 시행사가 임대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는 상품도 나온다. ‘5년간 임대수익 연 10% 확정 지급’과 같은 식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에 넘어갈 만하다. 하지만 업체들이 홍보하는 임대수익률과 임대수익 확정 지급은 내용과 다른 경우도 적지 않아 잘 따져봐야 한다.

임대수익형 상품인 만큼 이들 상품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임대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오피스텔도 들어와 살 사람이 없으면 애물단지일 뿐이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형 상품은 임차인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오피스텔 같은 소형 주거시설은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이 주고객이다. 때문에 주변에 대학이나 업무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선택하는 게 좋다. 상가는 분양 업체의 설명대로 상권이 활성화될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또 분양가나 매매 가격을 주변 시세와 비교해야 한다. 주변 임대료를 감안한 투자수익률이 연 5% 이상은 돼야 세금 등을 제하고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임대 목적의 투자는 공실(빈 방·상가) 위험이 항상 있게 마련이어서 아무리 금리가 낮더라도 기대수익률이 연 5% 이하라면 투자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대수익 확정 지급도 약속이행 보장 장치가 완벽하지 않아 중간에 이를 지키지 않아도 별 도리가 없다는 게 문제다. 약속을 잘 지키는 예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수익형 부동산 여러 채에 투자할 때는 임대수익률보다 월세 총액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낫다. ‘1억원을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월세 300만원을 벌려면 얼마를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오피스텔에 투자해 월세로 매달 300만원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월세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3채나, 월세 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4채를 사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 두 가지 수익형 부동산에 집중하기보다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위험 부담)를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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