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안」에 달린 「조용한 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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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다가온 정기국회 각당의 전략과 쟁점
내년도 예산을 심의할 제1l4회 정기국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각당은 90일간 계속될 정치의 계절을 맞아 총력을 다해 임전태세를 갖추느라 분망한 모습들이다. 각당의 정기국회 전략과 쟁점들을 점검해본다.
○…민정당은 이번 경기국회를 조용한 「정책국회」 로 이끌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테면 정치적인 쟁점은 최대한 확산을막고 예산안·세법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문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정당은 정부와의 빈번한 접촉으로 사전의견조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몇가지 변수를 중화시키려는 대야접촉도 활발하다.
민정당은 야당측이 제안해놓은 정치의안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에 대비해 원칙과 타협선을 세워놓고 있다. 이종찬총무는『야당도 제5공화국의 동참자라는 전제아래 제기하는 문제는 대화에 응하겠지만 옛날로 돌아가자는 복고적 주장은 용납할수 없다』 고 말했다.

<적자예산 설명>
구체적인 국회운영과 관련, 민정당은 내용과 형식의 두갈래로 개선책을 수립중이다.
내년도 예산이 사상 유례없는 초긴축에다 적자예산이라는 점에서 대야·대국민설득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판단, 이론무장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정책위가 중심이 된 각종법안 사전심의도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다. 진의종 정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여당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관계법 개정에 관한 질문을 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충분히 당정협조를 거치고 있다』 며 이미 정부제출법안 60여건을 각 분과위에 회부, 의견을 붙여 정부에 회신했다고 밝혔다.
형식면에서는 본회의 상임위에서 나왔던 얘기를 예결위에서 또하고 예결위분과위·소위에 이르기까지 재탕·삼탕하는등의 비생산적 회의를 탈피해볼 계획이다.

<좌석배치 바꿔>
이총무는 이를 회의의 속기작전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적어도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에서 엉뚱한 숫자가 튀어나오지는 않게 하겠다는 각오.
그러기 위해서 예결위회의장을 장관과 의원이 마주보고 앉아 대화하는 모양으로 고쳤고 상임위원장의 의무와 책임을 중과해 일부 극한발언을 현저히 제어하도록 채비를 하고있다.
○…민한당은 정기국회대책의 우선순위를 ①정치의안 ②세법등 경제입법 ③예산안 ④사회입법으로 잡고 있다.
정치의안은 국회법·지방자치제법·언론기본법·정치활동 피규제자 해금건의등으로 요약하고 있는데 이를 어떤 방법으로 어느 선에서 관철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계획은 마련돼 있지않다.
민한당이 정치의안을 최우선순위에 내걸게된 데는 내년 전당대회와 정치권밖의 바람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는 사정 때문이다.
그러나 임종기총무가 『정치의안과 결부시켜 타상임위의 운영이 영향을 받지는 않게 하겠다』 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있어 정치의안에 얽매여 심한 정치경색까지 몰고갈 것같지는 않다.
민한당은 9·8% 증액된 내년도 예산안을 6%선으로 축소조정토록 하는데 당운을 걸겠다는 자세 (임총무의 말). 그 이유는 도매물가(5%), 실질성장율 (7·5%), 수출 (2백50억달러), 국제수지적자 (15억달러), 환율 (7백60원) 등 5개의기본전제가 하나도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세입에 있어 내국세를 7%증가로 잡은 것은 지나친 계상이며 금년도 세수결함을 보전키위한 3천5백억원(추갱)과 83년의 5천5백억원등 국채발행계획은 대폭 조정이 있어야한다는 주장이다.

<고통해소 역점>
세법개정은 서민부담 경감을 골자로 하는 대안을 당세법개정특위가 마련중이고 정부가 제출한 주세법·관세법·지방세법에 대한 개정안을 별도로 제출할 계획.
이를 위해 민한당은 정기국회중 총무단에 서울밖 금족령을 내렸으며 전문위원을 l명 더 보강하고 예결의원들에 대해2, 3차 더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당은「국민고통의 해소」 에 원내전략의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런데 국민고통은 주로 경제적인 것, 다시 말해 「관치형실험경제」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중점적으로 시비하겠다는 자세다.
정책위가 마련한 국정심의지침도 예산안과 세법에 관한 것이 거의 전부다.
예산안은△내년도 예산안을 82년도 수출입규모로 동결하고△소비성경비 삭감△보조비등의 대폭삭감△서민생활 안정책 강구△특별회계 전면재조정등의 방향에서 주장을 펼 방침.
정치의안은 「다당제의 정착」(이동진총무의 말)을 과제로 삼아 주로 제3당에 불리한 선거법개정안등에 관심을 보이고있는 것이 민한당과의 차이점이다. <전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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