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9일부터 고양서 국제어린이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지난해 봄 몇몇 영화인이 모여서 한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는‘남부군’‘하얀 전쟁’의 영화감독 정지영씨와 국민배우 안성기씨, 김형준 영화제작가협회장 등이다. 그때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어린이 영화제의 신설.

어려서부터 다양한 영화를 접하고, 또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보는 '시네 키드'를 육성하지 않으면 한류 또한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그리고 바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년여의 준비를 거쳐 국제 규모의 어린이 영화잔치를 빚어냈다. 19~24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롯데시네마.일산호수공원 등에서 열리는 제1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www.gicff.com)다.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는 국제 규모의 어린이 영화제다. '어린이 날개 달다'를 슬로건으로 총 32개국 142편의 어린이 영화가 상영된다. 어린이를 소재로 하거나,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정지영 집행위원장은 "현재 지구촌에는 170여 개의 어린이 영화제가 있다"며 "영화 강국을 표방하는 우리의 입장에선 다소 늦은 느낌마저 있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노르웨이 영화 '우유의 빛깔'(사진). 과학에 심취한 열두 살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다.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들의 고민을 그린 '4층의 소년들'(스페인), 캐나다 아이들과 아프리카 케냐 아이들의 만남을 다룬 '잠보 케냐!'(캐나다) 등 최근 화제작이 준비됐다. '안녕, 형아''말아톤''초승달과 밤배' 등 최근 한국영화는 물론 '수학여행''황금철인' 같은 1960년대 한국영화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가난.인권.환경.전통.성 등 다양한 주제의 단편들도 상영된다. 한마디로 오늘날 지구촌 어린이들의 고민을 한눈에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이런 이유에서도 영화제는 부모와 자녀가 손을 잡고 나들이하기에 적당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영화제인 만큼 이벤트도 풍성하다. 연극.마술 공연, 종이접기, 캐릭터 전시회, 페이스 페인팅 등이 진행된다. 정지영 위원장은 "어린이들이 영상미디어의 수용자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타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전국 투어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