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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윌리엄스 '100m 거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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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육상 트랙에도 '작은 거인'이 떴다.

9일 새벽(한국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05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로린 윌리엄스(22.미국)가 우승했다.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윌리엄스는 스타트 직전 쏟아진 폭우를 뚫고 역주를 거듭, 10초93으로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10초95)과 크리스틴 아롱(프랑스.10초98)을 박빙의 차이로 밀어내고 단거리 여왕에 올랐다.

윌리엄스의 키는 1m57cm. 세계 정상급 스프린터라고는 믿기지 않는 단신의 핸디캡을 극복한 쾌거였다. 다른 선수들보다 10cm 이상 키가 작은 윌리엄스는 출발도 늦어 8명 중 여섯 번째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빠르고 폭발적인 숏피치로 키 큰 선수들을 차례로 따돌렸고, 중반 이후 선두에 나선 끝에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워낙 박빙의 승부라 윌리엄스는 골인 직후에도 우승한 줄 몰라 두리번거리다 전광판을 보고 나서야 껑충껑충 뛰며 환호했다. 윌리엄스는 우승 직후 눈물을 글썽이며 "금메달을 백혈병으로 16년간 힘겹게 투병 중인 아버지께 바친다"고 말했다.

남자 1만m에서는 케네니사 베켈레(22.에티오피아)가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지난해 '올해의 육상선수'에 뽑혔던 베켈레는 400m 트랙을 25바퀴 도는 트랙 최장거리 레이스에서 27분08초33에 골인, 팀 동료 실레시 시히네(27분08초87)와 모세스 모솝(케냐.27분08초96)을 따돌렸다.

한편 한국 장대높이뛰기 기대주 김유석(서울시청)은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 B조에서 5m30cm에 도전했으나 세 차례 시기에서 모두 실패해 예선에서 탈락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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