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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 ML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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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도전이냐, 국내 프로야구 진출이냐.

최고 시속 1백48㎞를 내다꽂는 고교 최고 투수 김수화(순천 효천고 3년)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수화는 일단 고향팀 기아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천고 서창기 감독은 "메이저리그에 가는 길은 원대하지만 가시밭길"이라며 "아버지 김홍섭씨는 조건이 맞으면 국내 프로 진출을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감독은 "미국에 가면서 받을 수 있는 돈의 절반만 받으면 국내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교 졸업 직후 미국에 갈 경우 적응이 쉽지 않은데다 프로에서 7년을 뛴 후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 지명권을 가진 연고 구단 기아가 내달 5일 신인 1차 지명에서 김수화를 지명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올 고교 졸업반 선수 중 초고교급 선수 2명이 공교롭게도 모두 기아 연고 선수이기 때문이다. 기아는 정교함.장타력에 수비력까지 겸비한 거포 3루수 김주형(광주 동성고 3년)과 김수화를 놓고 고민 중이다. 김경훈 스카우트 부장은 "올해는 투수층이 얇아 김수화가 더욱 돋보인다"면서도 "김주형도 놓치기 아깝다"고 밝혔다.

기아가 김주형을 선택할 경우 김수화는 롯데 지명을 받게 된다. 2차 지명 1순위권을 가진 롯데 최순하 스카우트 팀장은 "뻔한 답"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김수화를 눈여겨 보고 있다. LA 다저스 한국 스카우트 담당인 안병환씨는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여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가더라도 마이너리그를 뚫겠다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뉴욕 양키스의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 존 콕스는 "가능성은 크지만 체격(1m87㎝.80㎏)은 지금보다 더 커야 한다"고 평했다.

결국 계약조건에 따라 진로가 결정될 전망이다. 1997년 서재응(뉴욕 메츠)은 1백25만달러, 99년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1백2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받고 미국으로 진출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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