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감독 인터뷰] "국내선수 테스트 기회로 삼았을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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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텅 빈 벤치에 혼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대구=조문규 기자

-오늘 경기와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은.

"오늘 경기 내용은 좋았다. 찬스를 많이 만들었지만 득점을 못한 게 아쉬웠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해 줬다. 후반 들어서도 양 측면에서 좋은 공격을 했다. 그러나 골 결정력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나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 대표팀의 현주소와 독일월드컵 본선을 위해 무엇을 고쳐야 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회였다."

-후반 10~15분을 남기고 박주영과 홍순학을 교체 투입했는데, 전술적 목적이었나 아니면 여러 선수를 뛰게 하기 위해서였나.

"홍순학을 투입한 것은 선발로 나섰던 백지훈이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체력이 떨어져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약 20분을 남기고 박주영을 넣은 것은 정경호가 근육 경련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경기 흐름에 맞춰 선수 교체를 했다."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결과가 나빴기 때문에 많은 축구팬이 본프레레 감독에게 실망하고 있다.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80% 이상이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대회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여러분이 확실히 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번 대회는 가능성 있는 국내선수를 테스트하는 과정이었다. 선수를 선발하는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나오는 실수는 나중보다 지금 하는 게 낫다. 그것이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월드컵 본선을 향한 장기 플랜이 있나.

"이번 대회를 테스트 기회로 삼았기 때문에 국내파의 역량을 많이 알게 되었다. 본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와 역부족인 선수를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에서 기본적 틀을 갖춰 나가고 있다. 본선에 나갈 25명의 선수를 구성하려고 하는데 몇몇 선수는 25명 안에 들어가 있다."

-중국 감독도 '젊은 선수를 테스트하려 왔다'고 했는데 중국은 우승하고, 한국은 4위를 했다.

"첫 경기에서 중국은 어려운 상황에 한국과 1-1로 비기는 바람에 상승 분위기를 탔고, 우리는 반대로 사기가 떨어져 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매우 힘들었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월드컵 본선에 올라갔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와 비겨도 만족할 수 있다."

-감독 취임 이후 오늘 가장 미드필드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쳤는데.

"지난해 우리 팀과 올해 우리 팀은 다르다. 몰디브 등 약체와 경기할 때는 상대가 수비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공격 지향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상대가 바뀌면 우리 전술도 바뀐다. 이번 대회 1, 2차전은 측면을 강조하는 작전을 폈고, 오늘 경기는 미드필드를 강화했다. 오늘 사용한 포메이션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대구=정영재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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