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3차테러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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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56명의 희생자를 낸 런던 연쇄 폭발 테러가 7일로 발생 한 달째를 맞는다. 런던 시민은 물론 영국 국민 전체가 추가 테러 공포에 휩싸여 있다. 7.7테러와 7.21테러에 이은 3차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영국 경찰은 7.21테러와 관련해 2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5일 밝히는 등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4일 공포심을 자극하고 나섰다. 알자와히리는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를 통해 방영된 녹화 비디오에서 영국과 관련,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정책이 런던을 파괴했고, 앞으로 더 많은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우리의 석유와 자원을 약탈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부패한 아랍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를 종식할 때까지 당신들에게 구원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비디오에서 '베트남의 희생과 교훈'을 언급하며 "미국이 무슬림에 대한 침략을 지속한다면 훨씬 더 끔찍한 참사를 당할 것"이라고 미국도 협박했다.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에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알자와히리의 주장을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일축하며 종교적 증오에 바탕을 둔 '자생 테러리스트'의 발호를 막기 위한 강력한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그는 "영국은 폭력과 증오를 설교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고문이나 살해 위협이 있는 사람의 강제 추방을 금지하고 있는 유럽인권협약 등 관련 국내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망명법과 인권법 등이 올 가을까지 개정될 예정이다. 블레어는 또 영국 내 강경 무슬림 단체 '알무하지룬' 등을 불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 이중 국적자의 영국 국적을 박탈하고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외국인을 가택 연금할 수 있는 '통제 명령'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경환 기자

<런던 테러 일지>

7월 7일=1차 런던 연쇄 폭발 테러 발생. 현재까지 56명 사망.

13일=폭발 현장서 사망한 모하메드 시디크 칸.세자드 탄위르.하시브 후세인 신원 확인.

14일=네번째 용의자 저메인 린세이 신원 공개

15일=폭발물 제조 용의자로 추정되는 이집트 생화학자'미스터 M'(마무드 무스타파 엘나샤르) 카이로에서 검거.

21일=런던 2차 연쇄 테러 발생. 7.7테러 주모자로 추정되는 알카에다 지도자 하룬 라시드 아스와트 파키스탄서 체포.

22일=영국 경찰 브라질계 청년 진 찰스 데 메네제스 오인 사살.

27일=2차 폭발 테러 용의자 야신 하산 오마르 체포.

29일=2차 폭발 테러 용의자 이브라힘 사이드와 람즈 모하메드 체포. 오스만 후세인 체포.

8월 2일=체포된 용의자 37명 중 17명 계속 조사 중, 20명은 석방

3일=이스마엘 압둘라만 영국서 테러 관련 첫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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