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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중공 당 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공의 실권자 등소평의 나이 올해 78세다. 노 간부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중공의 기준으로도 당무의 일선에서 손을 땔 나이다.
등이 4인방을 거세하고 실권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몰두해온 일도 바로 자신의 후견 하에 당 주석 호요방과 정부쪽의 수상 조자양의 집단지도체제를「자립」시키는 기초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9월 1일 개막되는 중공당의 제12회 대회는 등의 실권과 호-조 지도체제를 견제하는 일체의 장애요소들을 제거하여 행정개혁, 경제개발, 군의 근대화 같은 등의 실용주의 노선을 확정짓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하고있다.
이번 대회가「인사대회」라고 불릴 만큼 당 요직의 대폭개편이 예상된다. 그것은 노 간부들을 후퇴시켜 호-조 체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전 주석 화국봉의 거취다. 화는 문혁 우파에 속하는 인물이라 등이 구상하는 호-조 체제와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그는 어쩌면 지금의 부주석 감투를 벗고 중앙위원으로 떨어지거나 정치국원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등 자신의 거취에 관해서는 당고문위원회의 신설이 주목된다. 고문위는 당 중앙위, 당 규율 검사위와 함께 트로이카체제를 형성하여 국가대사에 큰 발언권을 행사할 모양이다.
그렇다면 고문위의 주임에는 등 자신이 취임할 것이 아니냐는 게 대회 개막전야까지의 추측이다. 이런 추측이 옳고, 그가 역시 신설되는 국가군사위원회의 주석자리까지 맡는다면 등은 일선에 남기를 사양하는 제스처와는 달리 막강한 권력을 한 손에 장악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오는 11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 대회가 국가주석의 부활을 포함하는 새 헌법을 승인하게 되는데 등이 그 국가주석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등이 국가주석을 끝내 사양할 경우 그 자리의 최단거리에 있는 사람은 전국 인민대표 대회의 부위원장 행진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치르고 나면 등이 국가주석이 되고 안됨에 관계없이 중공은 등소평의 후견 하에 호-조 지도체체를 완전히 정착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당의 정치국원, 중앙위원, 그리고 후보위원 중에서 지난날의 4인방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인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섭검영 부주석을 포함한 노 간부들을 대거 후퇴시킬 방침이다.
그리고 당 규약을 고쳐 문화혁명과 모택동을 찬미한 부분을 삭제하고 당원들의 규율을 강화할 예정이다.
당대회의 이런 조치는 하나같이 문혁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정착시키는 것들이다.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군의 반응이다. 중공군에는 아직 장정에 참가했던 노병들, 중공은 자신들의 투쟁으로 건국되었다고 자부하는 간부들이 많다. 그들은 49년 중공 건국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호요방, 조자양 같은 지도자들이 80년과 81년 국방비까지 삭감한대 은근히 반발하고있다.·
그러나 군의 동향은 군사위 주석으로서의 등소평이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중공 당 대회를 주목하고 등-호-조의 실용주의 노선이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은, 이 노선은 서방세계에 대한 문호개방을 전제로 하는 경제개발 계획에 중공의 어느 파벌보다도 열성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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