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열심히 배워 내년을 기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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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경북 풍기하면 충남금산과 함께 인삼특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인구3만5천의 영풍군 풍기읍의 유일한 고교인 풍기고 농구팀이 제18회 쌍용기 쟁탈 고교농구대회에서 의롭게 싸우고 있다.
풍기고는 강호들이 즐비하게 출전한 쌍용기 대회에서 이미 명지(59-37)삼일실고 (68-35) 애 대패, 예선탈락이 확정됐으나 실망은 크지 않다. 주장 조용성선수는 『많이 배웠읍니다. 이같이 좋은 체육관에서 뛰는 것 만해도 고마운 생각이 들어요. 저는3학년이지만 1,2학년 선수들이 많아 내년엔 더 좋은 경기를 보여 줄 겁니다』라며 활달하게 말한다.
풍기고 농구팀이 창단 된 것은 지난해 12월. 올 들어 대통령기 대회 (7월)에 첫 출전하여 3번 진 것이 공식대회의 전적이다. 풍기고에는 지난해 축구팀이 있었으나 대통령배 고교대회l회전에서 참신공고에 8-0으로 참패한 뒤 해체되고 말았다.
이후 이 학교 동창으로 농구를 했던 석동근씨(36)가 유도선수출신인 박성당체육교사(32)와 의논끝에 농구팀을 창단하기에 이른 것이다. 『체육관은 물론 없어요. 그래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인 안동대학 체육관에 가서 일요일을 골라 4차례 연습해 본 것이 전부예요. 훈련비는 43명의 교사(학생 1천2백62명)들이 매달 1천원 씩 거둬줍니다. 다행히 전국체전 경북대표로 좁혀 도에서 16만2천원의 보조금을 받아 이번 대회에도 전지훈련을 겸해 참가한 것입니다.』라고 석코치는 애로를 말했다.
풍기고는 3명의 3학년생 등 모두 11명의 선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비를 아끼느라고 쌍용기 대회엔 불과7명의 선수만을 데리고 와 5반칙이 많을 경우 선수를 바꿀 수조차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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