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과서 왜곡과 좌우지식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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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의 교과서왜곡이 외교문제로 확대되고 장기화함에 따라 일본국내에서는 교과서문제의 배경에 깔려있던 좌우대립이 표면화하면서 각기 여론을 자기 주장에 유리하게 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각하고 있다.
최근 동경에서는 두 그룹의 지식인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교과서문제에 관한 기자회견과 특별연구회를 각각 가졌는데 이두그룹의 모임은 이 같은 경향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먼저 지난14일에는「와다」 (화출춘수)동경대 조교수, 평론가 「아오찌」 (청지신) 씨등 6명의교수·평론가·변호사들이 모여 일본지식인에 의한 해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두 사람이 철저한 반한 인사로 한국정부 비만에 앞장서 왔다는 것은 잘 알러진 사실이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일본과 한국인들의 진정한 화해, 우호를 바라는 사람으로서…』『한국내의 교과서 비판운동에…감사를 표시하며』 『일본의 조선 통치가 과혹한 제국주의적 지배였으며 한국·조선인에 대해 깊이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교과서 개악을 시정, 부적절한 내용을 고쳐야 한다』 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성명을 발표한 중심인물들이 과거 한국정부및 한일유착관계를 앞장서 비판해온 인사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보다 이틀 뒤진 지난16일에는 이른바「쓰꾸바」(축파)학파로 불리는 보수수의 경향의 교수를 중심으로 평론가·전직관리 등 10명이 동경에서 교과서 문제에 의제고사 이란 특별연구회를 가졌다.「쓰꾸바」 학파란 「쓰꾸바」 대학을 중심으로 교과서의 좌경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운동을 일으킨 학자들을 지칭한다. 「쓰꾸바」 학파는『이래도 좋은가 고교교과서』『누구를 위한 교과서인가』 등을 쓴「모리모또 (삼본진탁)교수 등이 중심이 돼있다.
과거 10년간 문부생 검정위원을 역임한 일이 있는 「구레바야시」(홍림무부)국제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서면의견을 통해 『종래 교과서의 대부분이 일본을 사회주의국가로 이행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자유사회의 근본이념을 말하지 않고 혼란과 폐해 면만을 들었으며 사회주의·공산수의를 미학하는 경향이 있다』고 일본교과서의 편향성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전후의 한국역사에 관한 일본의 취급자세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됐는데 이에 따르면 ▲북괴의 침략으로 6·25가 일어났다는 것을 명기한 교과서는 조사대상 14개 교과서 중 단1건도 없었으며 ▲6·25때 유엔군으로 16개국이 참전한 사실을 명기한 교과서도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말을 쓴 교과서는 8개인데 반해 김일성 정권이 「독재」라는 말을 쓴 교과서는 2개뿐이었다고 밝혔다.<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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