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페리에 폭탄주 대신 피코크 폭탄주로 바꾸겠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02호 18면

외국산 위주였던 국내 탄산수시장에서 국산 제품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마트가 PL 상품(자체 브랜드)으로 지난 6월 출시한 피코크 탄산수와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가 대표적이다. 세계 3대 광천수인 초정 탄산수를 원수(原水)로 한 피코크 탄산수는 이달 말 100만 병(330mL 기준) 판매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칠성의 트레비 역시 올 상반기에만 5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국산 탄산수가 성장하는 이유를 최성재(55·사진) 아마트 식품본부장(부사장)에게 물었다.

[인터뷰] 탄산수 시장 진출한 이마트 최성재 식품본부장

-유통업체가 탄산수를 개발한 이유는.
“상품 개발을 위해 유럽 출장을 갈 때마다 거의 모든 식당 테이블에 탄산수가 놓여 있는 걸 봤다. 우리나라도 서구의 식생활문화가 확산되는 만큼 탄산수 역시 머잖아 생수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경우 전체 생수시장의 10%가량을 탄산수가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정도까지 성장하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탄산수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뭐라고 보나.
“탄산 함유량이 아닐까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탄산수들은 광천수를 토대로 여기에 탄산을 일부 주입해 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반적인 탄산수의 탄산 함유량은 3.5% 정도로 보면 된다. 피코크는 탄산 함유량이 이보다 다소 높은 3.8%다. 이 정도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이 탄산수에 익숙하다고 보기 힘든데.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탄산수가 조금씩 시장에 뿌리내리는 느낌이다. 사실 우리 소비자 입맛에 맞는 탄산수 맛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업계에서는 국내 탄산수시장 규모가 올해 350억~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사실 탄산수 하면 외국산을 많이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역시 탄산수의 역사가 깊다. 피코크의 원수로 쓰이는 초정 광천수는 영국의 나포리나스 광천, 미국의 샤스타 광천과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지 않나.”

-사실 페리에나 에비앙 같은 외국산 생수 브랜드들은 패션 소품으로도 여겨진다.
“탄산수의 주요 소비층은 20~30대 여성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한 연령층으로 상품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그래서 이마트와 제조사는 물론 디자인 전문기업과 유리병 제조사까지 함께 상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협업을 했다. 가격경쟁력에 신경 쓰면서도 플라스틱이 아닌 더 비싼 유리병에 피코크를 담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은 여성들 중심이라면 시장성이 떨어질 것 같다.
“맞다. 젊은 여성 소비자에게만 의지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20~30대 남성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탄산수를 즐기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본다. 술 얘기이긴 하지만, 요새는 양주와 탄산수를 섞어 먹는 문화도 점차 확산되고 있지 않나. 저녁 자리에서라도 탄산수를 중·장년층이 즐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외국산 생수 이름을 붙여 ‘페리에 폭탄주’라고 부르더라. 앞으로는 우리 제품명인 ‘피코크 폭탄주’란 이름으로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유통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수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