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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평준화의 획일 속에도 사학의 특성 살리는 일이 급선무|교사의 처우도 개선돼야|단 한분 남은 노스승의 봉급보고 놀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 5월 15일 모교의 교장으로 취임한지 오늘부로써 만 2개월이 된다. 교장 초년생으로 그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학습해 오다가 며칠 전 첫번째 방학을 맞이하였다. 방학하면서 3백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봉사활동에 떠나 보냈고 고 2학생들을 3기에 나누어 실시하는 대천해양훈련에 보내는 등 차분히 앉아있을 시간적 여유는 일에 익숙지 못한 탓인지 아직은 없다.
그러나 이 시간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난 2개월 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도약을 위해 책상 앞에 앉았다.
1955년 9월에 만 3년반의 중등교육 교사생활과 작별하고 대학으로 갈때에는 내 삶을 고등교육기관에서 끝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등교육행정의 어려움을 어렴풋이나마 알고있는 탓에 교장으로서의 자리에 서게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던 상태에서, 사람의 빚진 자가 갖는 약한 마음 때문에 결국 모교의 부름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되었다.
동기야 어쨌든 간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는 것이니 맡겨진 소중한 중책을 성심 성의껏 감당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기도 속에서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절대자에게 간구하는 것이 일과의 한토막이기도 하다.
2개월 동안 건강하였었고 육체적으로 고달팠던 것은 사실이나 맑고 티없는 10대의 소녀들이 명람한 음성으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하며 미소짓는 표정으로 대해줄 때는 모든 시름이 순식간에 가셔지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한 교육기관을 책임진 사람에게 만족과 기쁨의 보람만이 항상 있을수는 없을 것이다.
부임하던 다음날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겨가며 교실 안을 살펴보았다. 교실 안이 학생들로 꽉 차있어 앞에 서 계시는 선생님이 기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되며 내마음마저 답답해짐을 어찌할 수 없었다. 전보다 학생들의 체위가 향상된 것은 다행한 일이나, 그들을 수용할 공간의 변화는 없다. 여전히 20평짜리 교실에 60명이니 한 학생이 겨우 3홉3작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말이 된다.
학생들의 체구에 따라 책상·걸상의 크기를 조절하고는 있다고 하지만 한정된 교실공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l학급의 학생수를 50명으로 한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겠는가라고. 한 학년의 20학급을 24학급으로 늘린다면 4교실과 적어도 7명의 전임교사가 필요하다는 답이 뒤따른다는 것이었다. 결국 학교재정이란 벽에 내 머리를 부딪치는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또 어느날, 나로서는 생전 처음으로 엄청난 금액의 봉급지급에 도장을 찍으며 단 한 분이신 나의 스승님 봉급액수를 보는 순간 무어라 표현키 어려운 심경에 놓여졌었다. 남성으로서 여성중등교육에 뜻을 두시고 머무르시며 숱한 딸들을 키워내시기를 35개 성상, 그 보답이 너무나도 보잘것 없었기에…. 교장으로서도 이 현실을 타개해낼 수 없는 중등학교 교사들의 처우정책이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감상적으로 괴로와할 수만은 없다. 나에게 주어진 당면과제가 산더미 같으나 우선 두어가지 생각을 해본다. 크게는 고교평준화의 시책에 따라 사학도 획일적인 교육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오늘날, 이땅의 여성교육의 선구자적 요람으로서 1세기를 내려온 이화의 잠재력을 어떤 형태로 키워 펼쳐야 하며, 여성중등교육시책에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우리의 특수성을 살릴 수 있을까의 답을 찾아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이 첫째다.
둘째로는 가르치는 이들의 밝은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개성이 뚜렷하고 능력있는교육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서 때로는 하나되기 힘든 일도 있다. 겸허한 자세로 서로를 아끼며 북돋워주는 분위기, 진실한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거부하는 일없이 받아들이는 일에 서로가 노력하는 교육풍토를 마련하는데 한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여기에서 참된 교육의 꽃이 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에….

<경력>▲1929년 서울생 ▲1945년 이화여중 졸업 ▲1958년 연세대졸업(사학) ▲62년 미 오리건주립대학원졸업(교육학석사) ▲75∼82년 연세대교수 ▲현 이화여고교장

<다양한 맵시 싱가포르 「사롱카바야」는 웬만한 강심장 남자들도 현기증 날으는 패션.>
하늘의 안방주인 스튜어디스의 유니폼은 조화된 색의 배합과 독특한 무늬, 강하게 눈에 띄는 옷맵시로 미모를 한껏 과시한다. 항공사의 트레이드 마크로 첫 인상을 심어주는 스튜어디스의 유니폼 미는 기내서비스 못지 않은 무언의 서비스다. 이 때문에 스튜어디스들은 기내에서 마치 패션쇼라도 벌이듯 정복·고유의상·기내서비스복 등을 수시로 갈아입어 승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유니폼의 무늬가 과도하게 현란한 것은 금물. 항공의학상 멀미를 하는 승객이 현란한 무늬를 보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승무원들의 서비스가 오히려 마이너스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각 항공사의 유니폼 패션을 놓고 공항의 남자직원들은 「북위 30도」라는 은어로 구별짓는다.
북위 30도란 그 이남지역의 항공사 유니폼은 스튜어디스의 스커트가 허벅지까지 터져 있으니 각선미를 감상하라는 뜻.
특히 싱가포르에어의 유니폼인 사롱카바야는 맨발의 샌들에 발목까지 덮은 스커트의 앞쪽이 아슬아슬하게 허벅지까지 열려 있어 웬만한 강심장의 남자들도 현기증(?)이 날 지경.
싱가포르에어의 스튜어디스 유니폼은 지나친 노출미 때문에 기내서비스에는 다소 제약을 받아 다른 항공사에 비해 남자승무원(스튜어드)의 서비스 양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아무튼 특색있는 각 항공사 스튜어디스의 유니폼은 잘 계산된 상술의 표현이라지만 뭇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하다. <엄주혁기자>@@엄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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