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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고령 불임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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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고령산모가 늘고 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데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 재혼에 의한 출산이 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모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임신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갖고 싶은 건강한 부부가 결혼 첫달 임신할 확률은 15% 정도. 이후 6개월이 되면 30%, 1년이면 75%가 아이를 갖는다. 보통 3년이 지나면 95%가 임신을 한다. 그러나 산모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20대 중반 5%의 불임률이 35~40세엔 32%, 40대엔 70%로 증가한다. 난자가 노화하는 데다 정상적인 착상까지 수태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령산모의 불임치료를 알아본다.

◆ 검사는 치료의 첫걸음=임신 과정이 복잡한 만큼 검사를 받는 데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남편은 1회 방문으로 정자의 유무와 운동성을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여성은 불임의 원인이 다양하므로 검사도 많고 힘들다. 호르몬 불균형에 의한 배란장애 뿐 아니라 자궁과 나팔관 이상, 수정란 착상 장애, 만성질환 등이 모두 불임에 관여한다.

따라서 여성은 혈액.소변.간기능.당뇨 등 기본 검사를 제외하고도 10여 종의 검사를 위해 적어도 5~6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호르몬 검사는 생리시작 2~4일째, 배란 초음파 검사는 생리 11~12일째 실시하는 식이다.

병원 첫 방문시기는 생리 3일째가 가장 좋다. 검사 시기가 생리를 기준으로 실시되기 때문이다. 기초체온을 2개월 전부터 측정해두면 검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입안에 3분 정도 온도계를 넣고 잰다.

남편은 검사 전 4~5일 동안 부부관계를 피하는 게 좋다. 정자의 운동성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 마지막 단계는 시험관 아기=불임 치료는 크게 두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산모의 몸을 정상으로 돌려 자연임신을 유도하는 것. 이 단계에서 실패하면 인공 또는 체외수정과 같은 적극적인 방법을 시도한다.

인공수정은 인위적으로 얻은 정자를 아내의 자궁 안에 넣어 몸 속에서 수정이 이뤄지게 하는 것.

반면 체외수정은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정자와 수정시키는 것이다. 이후 2~3일 동안 배양한 뒤 여성의 자궁에 이식한다.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면 직접 정자를 난자 내부로 찔러 넣어주는 방법(ICSI)도 동원된다.

남성이 오래 전에 정관결찰술을 받았다면 몸에 항정자항체가 생겨 정자가 엉겨붙는 등'불량'일 수 있다. 이때 쓰이는 기법이 바로 정자 직접주입술(ICSI)이다. 이밖에도 난자나 정자가 미숙할 때 체외에서 배양해 수정시키는 첨단기법들도 활용된다.

<표 참조>

수술기법 향상으로 시험관 아기 분만 성적이 40~45%로 늘어났지만 고령산모의 경우 37세 이상에선 30%, 40세 이상은 20% 수준으로 아직도 크게 낮은 편이다.

◆ 유전자 진단 검사도 한몫=고령산모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다운증후군이나 염색체 이상에 의한 기형아 출산. 따라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이 수정란 유전자 진단(PGD)이다. 수정란을 배양한 뒤 착상시키기 전에 염색체 수 또는 구조적 이상을 살피는 것이다. 4 또는 8세포기로 분열된 배아의 세포 한두 개를 떼어내 유전병 이상을 본 뒤 정상 배아만을 선별해 자궁에 이식한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2년여 사이 PGD에 의한 임신 성공률이 2002년 18%에서 2005년 39%로 증가했다.

*도움말=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조정현 교수,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궁인경 교수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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