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능률적 훈련·최신정보의 활용이 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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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반세기가 넘는 우리나라 스포츠는 오는 86년 서울 아시아 경기대회와 88년 서울 울림픽 대회에서 최대의 결실을 얻게될 것을 국민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60년대는 우리나라 스포츠의 획기적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근대 스포츠의 개척의 시기였고 70년대는 아시아역내를 벗어나 세계를 향한 비약의 시기. 그리고 80년대는 세계 정상을 겨루는 정상도전의 시기로 구분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완만한 스포츠 성장 템포로 보아 그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스포츠를 단기간에 급성장시켜 88년도 올림픽 주최국으로서 성공적인 대회운영과 함께 경기면에서 최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나는 여기서 한국 스포츠가 지니고 있는 몇가지 근본적인 문제점올 끄집어내어 경기기술의혁신, 생산생 향상, 정보관리의 효율화란 대책을 내놓고자 한다.
위에서 제시한 세가지 기본방향이 마치 우리나라 대다수기업이 현 경제여건 속에서 살아남고 봉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제전문가가 제시한 방향과 하나도 다를바가 없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우선 경기기술의 혁신을 신울 들어보자.
최근 우리나라 스포츠는 대외경쟁력에 있어서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고 많은 체육인들이 걱정하고 있다.
스포츠의 선발중진국으로서 획기적인 체질개선이 없이는 그 한계를 뚫을 수 없다는 말이다.
몇해동안 바뀌지 않은 기술수준과 경기운영장의 낡은 전법은 곧 새로운 것에 의해 가려질 것이고 아무런 발전을 가져오지 못한다.
갖고 있지 못한 선진기술은 체육 지도자에 의하여 과감히 기술부수가 이루어져야하고 우려에 맞게 변형시켜 적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선수는 단순한 기능공으로 키워서는 안되며 기술개발의 주역으로서 창의와 자기 계발을 통하여 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문제는 체육지도자의 편협된 고정관념이자 기류의 기술을 선수들에게 주입시켜 모든 선수를 창일화 하려는데 있는 것이다.
기술혁신을 이룩하려는 체육지도자의 의식의 전환, 그리고 기술혁신은 선수들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둘째로 생산성 향상이 문제다.
생산성 향상은 기업에서만 사용하는 전용어가 아니며, 바야흐로 스포츠분야에서도 이러한운동이 전개돼야 할 시기에 왔다고 생각한다.
근대경기의 특징은 확률을 중요시 하면서 양질의 기술과 양질의 체력을 생산하는데 있는 것이다.
즉 주어진 인적자원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과 공간속에서 보다 많은 양질의 기술과 체력을 생산해 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스포츠의 현황은 어떠한가.
보다 많은 기술과 체력을 창출하는 것은 많은 훈련과 연습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이 모든 체육 지도자를 지배하고 있다.
효율과 능률을 무시한 채 많은 양의 훈련과 연습은 부량한 기술과 불량한 체력을 운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훈련이나 연습의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의 문제는 지도자와 선수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의 하나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자의 하향식 방법이 아닌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상향식 방법의 QC활동을 전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QC활동은 스포츠에서는 적용될 수 없는 것인가.
훈련과 연습에서 그 많은 비능률을 제거하고 효울적이고 밀도 높은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개선은 체육지도자의 의무이며 여기에 반드시 선수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어야하는 것이다.
참여의 기회는 선수들의 귀속의식을 심어주게 되고 소속의식은 왕성한 성취의욕을 갖게 하는 것이다.
「괴테」는 넓고 깊은 지식은 책보다 수많은 대화에서 얻어졌다고 말했는뎨 그뜻은 무엇인가. 가르침을 받는 선수의 의견속에서도 배울것이 있는 것이다.
선수와 지도자간의 협력(cooperation), 그리고 선수와 선수간의 조화(coordination)는 반드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번째로 들고 싶은것이 정보관리의 효율화다.
우리는 지금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나 기업이나 혹은 개인까지도 정보에 뒤떨어져서는 살아 남을수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정보산업은 앞으로 각광받는 업종으로서 크게 성장할 것이 틀림이 없다.
스포츠 세계에서의 정보는 다른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발전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너무나 등한히 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게 여겨지고 있다.
일찌기 손자병법을 쓴 손자도 자기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방, 자기를 알고 적을 모르면승률은 반, 자기도 모르고 적도 모르면 백전백패한다고 했다.
최근 체육회등에서 정보의 수집,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여러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으나 산하경기 단체에서는 아직도 타보부 재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체육계 인사들이 주요국체경기에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조사연구원 자격으로 파견되고 있으나 눈으로 보고 오는 정도이지 얻어진 정보를 서면 보고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또 서면보고를 한다해도 그 깊이와 넓이가 우리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만한 가치가 못되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는 수집·분류·분석의 단계를 거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되어야 하며 최신 정보가 계속 up-to-tate되어야한다.
우리 체육계가 아직 과학적인 정보관리 능력이 없다고 해서 절대로 방치해서는 안될 너무나 중요한 분야인 것이다.
체육계 전체가 이제 더 이상 「주먹구구식」이란 비난을 받아선 안되겠다.
또 스포츠는 체육만의 성역으로 생각해서도 안되며 앞서 가는 다른 분야의 경영기법을 하루 빨리 도입, 체질을 개선하는 길만이 한국 스포츠의 고도성장을 기약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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