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0만원= 확정연금 148만원 가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연금으로 물가에 연동된 공적연금 만큼의 연금을 받으려면 40~70%를 더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연금 개시 시점이 60세일 때 연금가치를 바탕으로 산출한 국민연금·종신연금·확정연금의 ‘연금 전환율’이 남성의 경우 1:1.39:1.48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연금 전환율은 여러 통화를 교환할 수 있게 해 주는 환율처럼 서로 다른 연금이 같은 가치를 지니도록 조정해주는 교환비율이다. 국민연금 100만원이 종신연금 139만원, 확정연금 148만원과 같은 가치라는 뜻이다. 또 여성의 경우 국민연금·종신연금·확정연금의 ‘연금 전환율’은 1:1.46:1.76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공적연금과 민간연금이 차이 나는 것은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은 물가에 연동하지만 다른 연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의 국민연금 가입자가 받는 평균 노령연금은 88만원으로 은퇴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는 종신연금, 가입자의 사망 여부와 상관없이 약정 기간 동안 연금을 지급하는 확정연금 등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 연금으로 은퇴생활비를 마련할 때는 물가에 연동하는 국민연금으로 필요한 금액보다 40~70%가량 더 많은 돈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성이 은퇴 후에 필요한 생활비가 월 200만원이라고 하면 국민연금 80만원 이외에 부족분(120만원)을 민간 연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부족분을 종신연금으로 채우면 120만원에 1.39를 곱한 167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이 남성은 200만원이 아닌 247만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 연금은 지급기간이나 물가연동 여부 등 특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 일반인이 연금상품을 비교해 적절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가 어렵다”며 “연금전환율을 활용하면 연금을 쉽게 비교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