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패딩 대부분 거위털 아닌 오리털 사용

　수입 의류 브랜드의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패딩 제품 대부분에 거위털이 아닌 오리털이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거위털은 솜털 크기가 크고 보온성이 뛰어나 오리털보다 비싼 소재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8개 수입 의류 브랜드와 9개 아웃도어 브랜드의 25개 제품 충전재를 조사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소위 '명품 패딩'이라 불리는 수입 브랜드 제품 16개 중 몽클레르의 287만원·307만원짜리 프리미엄 다운점퍼와 에르노의 219만원·354만원짜리 다운점퍼 4개 제품만 거위털을 사용했다.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CMFR·노비스·아이그너·무스너클 등 6개 브랜드 12개 제품은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거위털 대신 더 저렴한 오리털을 충전재로 사용해온 것이다.

반면 고가 수입 브랜드보다 저렴한 40만~80만원대의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거위털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에 조사한 9개 아웃도어 브랜드(노스페이스·블랙야크·라푸마·K2·디스커버리·네파·밀레·코오롱스포츠·컬럼비아) 제품 모두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했다.

오리털과 거위털은 솜털이 깃털보다 보온성이 뛰어나 보통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제품도 비싸진다. 충전재의 깃털과 솜털의 혼합 비율을 따져보니 아웃도어 제품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솜털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 CMFR과 노비스는 솜털만 충전재로 사용했지만 나머지 제품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서 사용했다. 캐나다구스, 아이그너, 무스너클은 깃털 비율이 20%나 됐다.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 대부분 솜털을 90% 이상 사용하고 있었고 노스페이스와 밀레만 깃털 비율이 20%였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은 충전재의 원산지조차 알 수 없었다. CMFR과 노비스 2개 브랜드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는 모두 충전재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았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노스페이스·블랙야크·밀레·컬럼비아가 충전재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았고 라푸마·K2·디스커버리·네파·코오롱은 별도의 태그를 통해 원산지를 밝혔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소장은 “명품 다운점퍼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패딩의 기능적인 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