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돌레 "중국 철강사 인수 … 글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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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기 돌레(62.사진)가 이끄는 세계 2위의 철강회사 아르셀로가 중국 철강업체의 인수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당초 아르셀로는 시가총액 40억 위안 규모의 중국 라이우(萊蕪)철강 지분 중 50%에 해당하는 20억 위안(약 2530억원) 정도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아르셀로의 인수 재검토는 지난 20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G)가 발표한 이른바 '신 철강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기업 투자 제한과 자국 내 철강업 구조조정을 내용으로 하는 새 정책은 외국기업이 중국 철강업체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외국 기업의 인수를 꺼리는 이유는 외국업체가 중국 기업을 인수한 후 대규모 정리해고를 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아르셀로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방식은 계획보다 작은 지분만 인수하거나 인수계획 자체의 철회, 인수조건을 놓고 중국정부와 협상하는 것 등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르셀로는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셀로는 라이우철강 외에도 세계 각지의 철강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3월에는 중국의 중급 철강업체인 칭다오 철강그룹 인수를 검토한 바 있고, 최근에는 브라질 유력 철강업체인 시데루르지카 지 투바라웅의 인수 계약을 끝냈다. 터키 국영 철강업체인 에르테미르도 인수 협상 중이다.

기 돌레 CEO는 이에 대해 지난 2월 "아르셀로가 개발도상국들의 자산을 인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에서 철강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아르셀로는 룩셈부르크에 본거지를 둔 다국적 철강회사로 현재 미탈스틸과 치열한 업계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아르셀로의 CEO인 기 돌레는 프랑스 최대 철강사인 위지노의 수석 부사장 출신으로 2002년 위지노.룩셈부르크의 아르베드.스페인의 아세라리아를 합병해 당시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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