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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거대 백신공장 유치에 정부지원 좀 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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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3억 달러를 들여 추진 중인 독감 백신 생산시설이 과연 우리나라에 건설 될까.

GSK의 김진호 한국법인 사장은 27일 "솔직히 유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이 한국 유치가 유력하다고 보도해 우리 정부도 낙관하는 것 같다"며"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내용과 공장입지 등이 GSK 본사의 기대수준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사 GSK는 아시아에 독감 백신 공장을 짓는 것을 추진 중이다. 현재 독일에서만 만드는 독감 백신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 위한 것이다. 후보지는 한국.싱가포르.중국 등 5개국이다. 올해 중에 장소를 결정한 뒤 총 3억 달러를 투자해 2009년 완공할 계획이다.

GSK는이 공장의 매출이 3000~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백신 공장이 국내 바이오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를 생각해 정부가 투자유치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단 백신 생산시설이 생기면 연구소가 뒤따라 건립될 수밖에 없고 한국도 백신생산기술을 보유할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점 때문에 김 사장은 백신 공장 유치를 위해 지난 2년간 본사를 설득해 왔다. 한국은 현재 독감 백신을 만들지 못한다.

그는 "싱가포르를 강력한 상대"라고 지목했다. 싱가포르에는 세계적인 제약사의 연구소가 둥지를 틀고 있어 검증된 후보지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연구인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본사에서 높이 사고 있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한국지사의 매출 성장이 세계에서 가장 빨라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본사가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싱가포르의 경우 건설입지에 대한 규제가 없는데 한국에는 있는 것은 명백히 불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GSK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사이에 백신 사업 담당 임원을 한국에 보내 입지 조건과 정부의 지원 정책 등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GSK는 이번 방문 조사에서 정부의 지원책과 더불어 뛰어난 백신 연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공장을 지을 수 있는지 등을 따져 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조사단이 정부도 접촉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는 등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GSK 본사에 각인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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