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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엔 한-일-홍콩 밀수조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미화 34만달러 밀반출 기도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지난6월10일 김포국제공항 2층 출국검사 X선투시기에서 미화 34만달러가 든 가방 3개가 발견되면서 발단된 이사건은 국제밀수조직과 국내암달러조직이라는 빙산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여행자수표 84장이라는 단서로 40일간의 추적수사에서 벗겨진 베일은 이사건의 주범 일본인「하야마·다께지오」(51·일본복강시남구고궁1정목)씨의에 중국인 화교 이서승씨(50)가 공범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 조직이 한국·일본·홍콩을 무대로 한 국제 삼각밀수라는 것이 드러났다.
검찰은 또 금괴밀수와 연관된 암달러상 추적과정에서 모부처 공무원부인 여연숙씨(47)와 일명 「청파동 아줌마」로 불리는 김귀채씨(55·서울이화동가라아파트 가동204호)등의 거물급암달러상의 계보와 이들과의 거래를 통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이경자씨(41·여·서울성북동15의86)·이재관씨(36·서울다동122의1) 등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소득을 얻기도 했다.

<검거경위>
수사 중간발표 이후 검찰은 수배 중이던 허상만씨가 지난1일 자수함에 따라 허씨의 애인 이모양집에 숨어있던 환전책 김봉섭, 이영진씨를 검거하면서 수사의 급진건을 보였다.
검찰은 이들이 암달러상 김용오씨(54·서울논현동101의10)로부터 여행자수표교환자금을 받아 지난4월1일부터 6월말까지 6백20만달러의 여행자수표를 교관해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또 여행자수표의 추적과정에서 차옥선씨(50·여)에게 여햅자수표를 알선해준 암달러상이 이승룡씨(51·여)임을 밝혀내고 차씨를 구속했다. 또 차씨가 가방주인 이서승씨로부터 금괴18·5kg을 받아 종로4가 세보양행주인 이승규씨에게 팔았고 이 금괴를 다시 한량수씨가 사들인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의 차씨검거는 이사건의 모든 실마리를 푸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일본인 「하야마」씨의 한국인부인 정은숙씨나 금괴판매책 유아형씨 등은 단순한 금괴밀수조직이었고 김룡오씨 등이 암달러만 거래해온데 비해 차씨는 금괴밀수와 암달러를 함께 거래한 「분기점」의 존재였던 것이다.

<암달러상조직>
거물암달러상 차옥선씨 등의 암달러상조직은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는 점조직의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달러의 출처는 서울용산과 동두천·의정부·평택 등의 미군부대 등이나 이를 거래하는 명동·회현동·남대문의 거물급 암달러상들은 전혀 노출이 되지 않고 있다.
이들 거물급 암달러상 중에는 명동사채시장의 대전주들도 상당수가 있으나 절대로 본명을 쓰지 않고 「똘똘이 아줌마」「상철이 엄마」「여기저기」「총각」 등 2, 3개씩의 별명을 쓰고있어 이름만으로 신원을 찾는다는 것은 「서울 김서방 찾는 격」.
차옥선씨의 별명은 「희옥이 엄마」. 검찰은 차옥선이라는 본명만 알고 차씨를 못 찾고 있다가 뒤늦게 별명을 알아내고 검거했다는 후문.
이들 암달리상들은 수표에 이서를 할때도 이름을 쓰지 앉고 철저하게 암호를 사용했다. 34만달러에 포함된 여행자수표 10장중 1장에 차씨가 이서한 「반」이라는 글자도 전혀 의미가 없는 암호.
이렇게 비밀을 철저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암달러상이 비록 수사망에 검거된다해도 조직비밀을 말해버리는, 소위 「코를풀어」자신의 거래생명을 끊기보다는 징역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검찰은「반」이라고 이서한 수표를 추적하기 위해 은행에서 「마이크로필름 재생장치」를 빌어와 모든 운행에서 발행거래되는 수표를 정밀하게 추적하기도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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