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씨는 이날 오후 5시쯤 자신의 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W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딸(29)을 통해 A4용지 13장 분량의 '자술서'라는 글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공씨는 이 문건에서 "(안기부에서) 같이 직권면직 당한 A씨로부터 소개받은 재미동포 박인회씨가 삼성 측에 사업을 협조받을 일이 있으니 보관 중인 문건 중 삼성과 관련 있는 것을 활용하겠다고 해 5년 전 문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개월 뒤 국정원 후배를 통해 박씨가 삼성 측을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 여비와 미국행 항공권을 주고 박씨를 미국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공씨는 "최근 A씨로부터 박씨의 아들이 찾아왔으며, 'MBC 기자라면서 만나자고 해 쫓아 버렸다'는 말을 듣고 박씨가 또다시 문제를 촉발시키려는 것을 감지했다"고 썼다.
도청 테이프를 보관하게 된 경위와 관련, 공씨는 "언젠가 도태(퇴직)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대비해 200여 개의 테이프와 문건을 은밀하게 보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