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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잇단 도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괴내부의 권력투쟁은 언제나 그들의 대남 강경 자세와 휴전선 일대에서의 각종 도발의 급증으로 나타났다.
67년과68년 사이에 김영주에 의한 권력승계문제를 놓고 암투가 벌어져 갑산 파와 군부에 대대적인 숙청이 단행되었을 때 그것이 대남 도발에서는 김신조 부대의 청와대습격 미수사건과 푸에볼로 호의 납북으로 나타났던 것을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최근 들어 북괴가 휴전선 일대에서 총격도발을 예년의 2배정도로 늘리고 지난 13일에는 울릉도 부근 공해 상에서 고기잡이하는 어선 제5 마산 호를 납북한 해적행위도 북괴 내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과 무관 한 것 같지가 않다.
북괴의 김일성 부자는 80년10월 제6차 당 대회에서 공산권을 포함한 전세계의 비웃음속에서 부자세습 체제를 공식으로 출범시킨바 있다. 공산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세습적인 권력승계는 김정일의 혁명2세대와 노장간부들, 김정일과 계모 김현애, 그리고 김정일과 김영주 간에 심각한 불화와 암투를 촉발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이 지휘하는「3대혁명소조」의 횡포에 반발하는 소요와 폭동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어 그것이 바로 그들의 대남 강경 자세로 연결될 것은 이미 짐작하고 있던 바다.
우리는 지금까지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통일의 기운을 조성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인내하여 왔다. 통일헌법의 제안과 남북교류의 제안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북괴는 번번이 우리 쪽의 건설적이고도 실천 가능한 제안을 거부하고 북괴자신은 한번도 평화통일을 위한 건설적인 제안을 해온 바가 없다.
결국 김일성이 노리는 것은 부자 세습 체제의 정착과 그 체제하에서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정치적인 야욕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공해 상에서 평화롭게 고기잡이를 하는 어선에 야만적인 총질을 하고 어선과 어부를 휴전선 이북의 생지옥으로 끌고 가는 해적행위는 정당화 할 수 없는 일이다.
북괴는 휴전이후 오늘까지 도합 4백53척의 어선과 3전5백54명의 어부를 강제 납치하여 그중 어부 4백7명과 어선 31척을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그러한 북괴의 비인도적인 잔악 행위는 민족의 이름으로 규탄 받아 마땅한 일이다.
더욱이 가관인 것은 그들이 입으로는 인민을 위한다, 북한 땅은 노동자의천국이라고 떠들면서도 실제로는 북한인민들을 김일성 집단의 노예상태로 만들어 놓고 그것도 부족하여 우리어부들까지 강제로 끌고 간다는 사실이다.
납북어부들 가족들의 가슴을 찢는 절규에 우리는 아픔을 같이 하면서도 이제는 김일성 일당을 상대로 인도주의를 일깨우고 휴전협정을 세울 용기를 잃었다.
그러나 우리가 한가지 그들에게 분명히 말해 두고 싶은 것은 잇단 대남 도발행위로 그들은 자신들의 무덤을 파고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어선 한 척 을 끌고 가고 휴전선에서 총질 한번 할 때마다 그들의 모순과 약점이 노출되는 것이다.
북괴는 대남 공작을 감화하기 위하여 김정일을 위원장으로 하는「5인 위원회」라는 것을 발족시켰다고 한다.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북괴의 대남 도발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아야한다.
북괴를 통치하는 사람들에게 인도주의다,세계여론이다,휴전협정이다하는 것들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이상, 우리가 할 일은 북괴도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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