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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대학생 10명 중국여행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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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대구대 장애 학생들이 중국 이창대학 학생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북장애인문화협회 제공]

지체장애인 양홍석(23.대구대 사회복지학과3)씨는 최근 평생 기억에 남을 경험을 했다. 휠체어에 의지하며 생활하는 그가 중국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양씨는 "정말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자신감을 얻은 여행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양씨는 지체장애 학생 4명과 청각장애인 4명, 시각장애인 1명 등 선후배 9명과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중국으로 여행했다. 모두 첫 해외 나들이였다.

여행은 대구대 장애학생부모회와 대구.경북장애인문화협회가 마련했다. 장애 학생과 부모의 노고를 위로하는 행사였다.

목적지는 비경으로 이름난 장자제.원자제와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 유비가 숨을 거둔 백제성(白帝城) 등이었다. 허베이(湖北)성의 우한(武漢)공항에 내리면서 여행이 본격 시작됐다.

우한에서 버스로 4시간 이동해 이창(宜昌)에 도착한 뒤 곧바로 유람선을 타고 싼샤댐 관광에 나섰다. 다시 우한에서 열차를 타고 6시간 이동해 장자제에 닿았다. 여행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몸이 불편한 이들이 배.버스.열차를 타는 것은 고역이었다. 산을 오르거나 계단이 있는 곳에선 부모와 문화협회 관계자들이 이들을 부축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나룻배를 타고 여행할 땐 균형을 잡지 못해 배가 뒤집힐 뻔한 적도 있었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도 이들을 괴롭혔다. 지체장애 학생 박호용(24.법학부4)씨의 어머니 이영희(50)씨는 "힘들었지만 가슴 벅찬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방문 사실을 안 이창시장은 학부모 대표를 불러 격려했다. 여행 중 방문한 이창대학의 학생들도 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장애학생부모회 이태련(56) 회장은 "해외 여행이 쉽지 않은 장애 자녀와 부모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여행을 시도했다"며 "힘든 일정을 잘 소화해 큰 다행"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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