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남대문간을 새민족문화의 축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앙청이전계획을 계기로 제기된 현존 중앙청 건물을 관전 철거, 경복궁을 원래대로 복원하자는 주장이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공부의 중앙박물관이전 공청회(12일)를 계기로 대두된 경수궁복원론은 현 중앙청건물이 유구한 한민족사를 만절하려는 일제의 의도에서 건립된것이고 경복궁과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문화의 축을 훼손시켰다는 점을 들어 중앙청의 철거를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안휘준교수(홍익대박물관장)와 김렬규교수(서강대)는『앞으로 서울을 중심한 한민족의 문화축은 경복궁과 남대문을 잇는 거리가 돼야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중앙청건물은 기필코 철거돼야한다』는 것이다.
또 중앙청철거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하는 유력한 논거의 하나는 문공부당국의 1차조사결과 개수비(2백억원)의 4분의1만 더 투입하면 같은규모의 박물관을 제3의 장소에 건립할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청철거의 석재를 사용, 새로 박물관을 건립한다면 로마의「콘스탄티누스」황제개선문과 같이 비극적인 민족사(일제의 식민통치)를 청산하면서 새로운 주체적 민족문화사를 창조할수있는 전기도 마련할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청건물이 역사성과 구조, 개수의 한계성및 비용, 새롭게 펼칠 민족문화형성의 공간축(경복궁~남대문간)등을 감안할때 이같은 중앙청의 철거를 재고해봄직 하다는 것이다.
중앙박물관의 이전 확장이 신축이냐 중앙청개수이전이냐에서1백억원정도의 예산차밖에 없다면 구태여 치욕의 역사가 담긴 일제잔영의 건물에「셋방살이」를 하는것같은 구차스러움을 각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1백∼2백년앞을 내다본다면 일제6·25전쟁 현대개발등의 혼란속에서 일그러져 버리고만 경복궁∼남대문간의 민촉문화축을 보다 새롭게단장, 웅대한 민족의 긍지를 닦은 문화가로 개발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도시전체가 박물관화되고 선진각국이 민족 의지를 상징하는 문화축(예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스미소니언 박물관 「링건」기념관)을 갖는다는점에서 볼때 중앙청건물을 개수,박물관화한다는 것은 극히 편의주의적인 생각이라는지적도 있다.
어쨌든 국가재정 형편등을 고려, 이상론으로만 제기돼온 중앙청의 철거와 경보궁복윈, 중앙박물관의 제3의장소 신축이전은 민촉문화사의 한페이지를 기록할「중대사」라는점에서 활발한 국민여론의 여과를 거쳐 신중히 결정돼야 할것같다. <이은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