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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이겠지 … 어깨통증 치료 미루면, 힘줄 봉합 어려워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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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통증이라고 하면 흔히 오십견을 떠올린다. 하지만 상당수는 어깨 힘줄이 손상되거나 찢어진 ‘회전근개 파열’이다.

직장인 최모(45·서울 성동구)씨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몇 달 전부터 어깨가 뻐근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증상이 있다가도 며칠 참으면 괜찮아지곤 했다. 하지만 통증이 오는 빈도가 잦아졌다. 최근에는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것조차 버거웠다. 검사 결과는 어깨 힘줄이 손상돼 통증이 발생하는 ‘회전근개 파열’이었다.

바른본병원 상지관절센터 김승연 원장(사진)은 “무엇보다 어깨 힘줄이 파열되는 질환인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오인하고 방치한다”며 초기 진단·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13년)에 따르면, 어깨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약 190만 명 가운데 44%가 충돌증후군 및 회전근개 파열 등 어깨 힘줄이 손상된 질환이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에 있는 네 개의 힘줄(회전근개) 일부가 손상된 것이다. 어깨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이를 지지하는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기고 파열된다. 김승연 원장은 “어깨는 아프지만 팔을 들 수 있으니 회전근개 파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힘줄이 파열돼도 팔을 들 수 있는 경우가 많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 범위가 넓어지고 근육이 지방으로 변한다. 이렇게 되면 힘줄을 봉합해도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치료 시기가 매우 중요한 까닭이다.

부분 파열만 있거나 완전 파열이어도 크기가 작다면 물리·주사·재활 등 비수술 치료를 시행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거나 힘줄 파열 정도가 심하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관절내시경 봉합술은 피부를 1㎝ 정도만 절개하고, 관절내시경을 넣어 어깨관절 내부를 들여다보며 힘줄을 꿰매는 방법이다.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손상까지 바로 치료할 수 있다.

수술이 국소마취로 이뤄지는지도 중요하다. 그래야 고령 환자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김승연 원장은 “많은 어깨 질환 환자가 중년 이상의 연령대에 분포하는 만큼 마취에 대해 상당한 걱정과 거부감이 있다”며 “하지만 국소마취로 치료하면 자가 호흡을 하고 의식이 있는 상태로 치료가 진행되므로 호흡기계 합병증의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수술 다음날이면 퇴원할 수 있다.

국소마취로 진행하는 어깨관절 내시경 치료는 회전근개 파열뿐 아니라 석회성건염, 견관절 탈구, 오십견, 충돌증후군, 초기 관절염 등 대부분의 어깨 질환에 적용한다.

수술 후에는 적절한 운동으로 어깨 관절 기능을 회복시킨다. 김 원장은 “검사·진단·치료뿐 아니라 재활까지 한번에 이뤄지면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바른본병원 첨단재활센터는 국내 최초로 호주·캐나다의 선진국식 재활치료법을 도입해 특수 제작된 재활 운동기구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관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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