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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과 정혜영 부부, 우리의 10년 결혼 수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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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이 육아… 남편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죠. 남편은 육아의 달인이거든요. 아이들 생일날 엄마인 제 선물을 먼저 챙기는 센스는 또 어떻고요. 우리집 아이들은 늘 묻죠. 엄마는 생일이 왜 그렇게 많아요? - 정혜영

그냥 “결혼해 줄래?”가 아니었어요. 프러포즈할 때의 제 결심은 평생 이 여자의 행복을 위해 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제가 더 행복합니다 - 션

이 부부와 만나기로 약속한 10월 10일은 남편 션의 생일이었다. 그 전전날, 10월 8일은 이 부부의 결혼기념일. 션·정혜영 부부는 결혼기념일마다 결식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나눠주는 ‘밥퍼’에 하루 1만원씩 모은 365만원을 10년 동안 매년 기부해왔다. 올해 결혼기념일은 10번째로 모은 365만원을 기부하는 날. 이들은 밥퍼 봉사를 가는 날이면 주황색 앞치마를 한 채 밥퍼 간판 앞에서 결혼기념일 사진을 찍는다. 그 10년 사이에 이 커플의 사진을 보고 밥퍼 봉사를 하러 오는 부부들이 늘었다고 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션이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네 명의 아이 그리고 아름다운 아내와 매일 행복한 삶. 제 나름대로 결혼 전부터 그려왔던 그림이 지금과 같은 거예요. 10년이 지났고 우리 가족은 조금 더 업그레이드됐어요. 제가 보고 롤모델로 삼았던 가정은 네 명의 아들이었거든요. 지금 저희 부부에겐 보석 같은 딸 둘, 아들 둘이 생겼으니까요. 제가 그렸던 완벽한 가족의 모습 그 이상이 됐어요. 이젠 더 행복하게 살아갈 일만 남았어요.” 4남매의 엄마이자 해맑은 아내 정혜영이 남편의 말에 자신의 육아 일기를 더한다. “첫아이 때 조금 서툴렀다면, 둘째 때 조금 나아지고, 셋째 때 육아는 이런 걸까란 마음이 들었죠. 이제 막내는 절로 크는 느낌이에요.” 그사이 션이 귓속말하는 시늉을 한다. “사실 막내는 내가 다 키웠어(웃음) .” 그러자 아내의 애교 폭발. “맞아. 맞아.”

Q : 오늘 션·정혜영 부부를 인터뷰한다고 SNS를 통해 예고 기사가 나갔어요. 독자 가운데 한 분이 “다섯째 낳을 생각은 없으신가요?”라고 물으시더군요

다섯째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이 제가 꿈꾸던 완벽한 가족의 모습이에요. 아이 넷과 아내. 그리고 행복한 오늘.

Q :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 아들과 딸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를 수 있잖아요. 아이들의 성격도 제각각이기 마련이니까요

네 아이 다 몸으로 놀아주는 편이에요. 하음, 하랑, 하율, 하엘 모두 밝고 활기찬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정혜영 아이 넷 키우는 거 절대 쉽진 않죠. 육아는 진짜 남편이 많이 해요. 타고난 건지, 저 몰래 육아 수업을 듣는 건지(웃음). 아이들도 터울 없이 자라서인지 친구 같고 그런가 봐요. 블록 같은 장난감만 있어도 자기들끼리 역할극 놀이를 하면서 재밌게 지내요.

Q : 아이들 사이에 서열은 정확한가요

제가 잡아주죠. 정혜영 자기들끼리 서로 정리할 때도 있어요. ‘내가 오빠야. 나한테 왜 반말해?’ ‘내가 셋째고 네가 넷째야’ 이러면서. 귀여워요.

Q : 결혼 10주년이 금방 왔죠

정혜영 세월은 화살과 같다는 말이 실감나요. (장난기 가득한얼굴로 아내를 보며) 혜영이와 함께해서 10년이 하루 같았어요. 인생은 어느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참 중요하잖아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그곳에 어디던지 무엇을 하던지 재밌고 행복해서 금방 지나간 것 같고, 그렇지 않다면 하루도 지루하겠죠.

Q : 여자는 그렇잖아요. 결혼 전에 막연히 ‘이 남자는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해보잖아요. 혜영씨는 어땠어요

정혜영 지금도 연애할 때랑 똑같아요. 저희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아까 보셨잖아요. 생일 케이크 사건…. (여성중앙 팀은 화보 촬영 중 남편 션을 위한 깜짝 생일 파티를 기획했다. 션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촛불에 불을 켜고, 정혜영에게 삼단 케이크를 안겼다. 완벽한 시나리오대로 ‘서프라이즈!’를 외치기 전, 살짝 상기된 표정의 정혜영이 케이크를 떨어뜨렸다. 30여 명의 스태프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그때, 션이 빙긋이 웃으며 던진 한마디가 감동이었다. “네가 그랬구나?” 그러곤 별일 아니란 듯 화보 촬영용 의상을 고쳐 입었다.)

재밌잖아요. 전 혜영이가 재밌어요. 정혜영 제 이런 점들을 남편은 좋은 점으로 받아들여줘요. ‘너는 이런 점이 나랑 달라서 좋다’고 이야기해주고요. ‘너는 왜 나처럼 그렇게 못 해! 왜 이렇게 달라’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아요. ‘나랑 달라서 정말 재밌는 것 같아.’ 이렇게 다독여주죠.

Q : 혜영씨는 아까와 같은 실수를 자주 하나요

정혜영 집에선 더하죠. 물 쏟고 엎고. 뭐, 일단 웃어요.

Q : 하루 종일 함께 있어 보니 혜영씨가 저보다 조금 언니이지만 좀 귀여운 거 같아요. 남편의 맘이 이해된다고 할까요. 참, 어젠 션씨가 대기업에서 예비부부들을 위한 강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음… 결혼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아내와 안 싸우느냐, 부모가 되어간다는 것이 어떤 일이냐, 아직도 그렇게 행복하냐, 정혜영의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 제가 최근에 쓴 책에 다 나옵니다(웃음).

Q : 그럼 저도 질문 하나 할게요. 미혼인 저는 ‘이 남자가 내 짝일까’가 가장 고민돼요

전 때론 불같아요. 전 제 안에 담긴 모든 걸 다 표현하는데 남편은 그걸 귀엽게 봐줘요. 어쩌면 아주 고단수인 거죠.(웃음) - 정혜영

‘이 남자가 내 짝일까’에 대한 고민은 외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되는 건 아닐까요. 모두가 보석을 만날 꿈을 꾸면…그런데 결혼은 원석을 만나서 그 원석이 나로 하여금 보석이 되어가게 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많은 사람이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결혼하죠. 막상 결혼하고 나면 상대방이 매일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진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한탄하게 되고 그래요. 원석이던 나의 짝이 나로 하여금 조금씩 깎여서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되어 가는 과정이 결혼 생활이고, 나로 인해 저 사람이 보석이 되어간다고 여기면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행복해지겠죠. 그 원석은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엔 꽤 반짝거리는 보석이 돼어 있을테고요. 마치 10년 전 원석이었던 제가 혜영이와 결혼하고 10년 후에 지금의 SEAN이 되어 있는 것처럼요.(웃음)

Q : 하지만 의지도 필요한 거잖아요. 자연스럽게 사랑이 막 우러나오진 않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도 사랑이 쌓이지 않을 수 있고요

물론 그렇겠죠.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을 받아보고, 그 사랑을 아느냐의 문제이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받았고 알게 됐고, 그 사랑으로 아내 혜영이를 사랑하고요.

Q : 혜영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정혜영 (잠시 생각하며) 전 그냥 솔직해요. 전 불같은 데가 있어요. 제 안에 담긴 걸 다 표현하는 편이고요. 그런데 남편은 그걸 귀엽게 봐줘요. 화를 내지 않아요. 상대가 이렇게 나오니까 같이 ‘하하’ 웃게 돼요. 만약 불같은 성격을 지닌 제게 남편이 불화살 같은 반응을 보내 왔다면 전 더 많은 화살을 쏘았을지도 몰라요. 이 남자는 남들과는 다르게 대처하는 거 같아요. 말하지 않아도 절 변화시킨다고 해야 할까요. 스스로 느끼게 하는 힘이 있어요. (에디터에게 속삭이듯) 어찌 보면 진짜 고단수예요. 전 상대가 안 돼요.

Q : (션을 보며) 이런 마음가짐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부모님 영향인가요

부모님하고는 같이 지낸 시간도 길지 않고요. 사실 신앙적인 부분이 가장 크고, 타고난 것도 좀 있는 것 같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우리가 살면서 아무리 좋은 일에도 불평할 일이 생겨요. 아무리 안 좋은 일이라 해도 그 안에 분명히 감사할 일도 있고요. 저는 항상 감사할 일들을 찾아내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힘든 일이나 불평할 일들이 작아 보여요.

혜영이와 함께할 때도 그래요.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살아낼 수 있는 거죠. 꼭 모든 게 안 좋아서 힘든 게 아니고, 지금 많은 좋은 일들이 있음에도 안 좋은 것들을 바라보고 살아서 힘들 수도 있어요. 가령 혜영이에게 99가지 좋은 점이 있고, 한 가지 나쁜 점이 있다고 해볼게요. 이때 한 가지 나쁜 점만 바라보면 일상이 행복하지 않아요. 그 시간에 99가지를 칭찬하고 살면 나도 혜영이도 행복해지는 거죠.

Q : 아내에게 특별한 선물을 참 많이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두 분 기념일 날짜는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정혜영 전 모르겠는데…. 션 오늘이 혜영이 만난 지 5037일이에요. (일동 놀람)

Q : 1000일 이상 기념일을 챙기고 있는 분은 처음이에요

결혼하고부터는 3653일 됐고요. 프러포즈한지는 3935일 됐어요. (웃음)

Q : 5000일엔 뭐 받으셨어요

정혜영 좋은 거 받았어요. 평소에도 잘 챙겨줘요. 10월엔 가족 생일도 많고 기념일이 많아요. 하랑이 생일도 있네요. 남편은 아이들 생일 때마다 “엄마 선물도 준비해라. 엄마가 너희를 태어나게 해주었기 때문에 엄마 선물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요. 아이들이 아주 어릴 적부터 말해주었어요. 그러면 아이들이 이렇게 물어봐요. “그럼 엄마 생일은 일 년에 다섯 번이야?”(웃음)

Q : 아이 중에 누가 이런 아빠의 성품을 제일 많이 닮았나요

정혜영 (생각 중…) 션 하율이가 제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상대방이 기분 좋아하는 멘트를 잘해요.

Q : 첫째 하음이는 초등학교 다니죠? 엄마 손이 많이 갈 것 같아요

혜영이와 함께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밥퍼 봉사를 가는데, 저희를 보고 결혼기념일에 봉사하러 오는 부부가 많이 늘었다고 해요 - 션

정혜영 학교 숙제를 봐줘야 하잖아요. 저도 대한민국 엄마니까… (살짝 마음을 내려놓듯) 아이를 잡을 때도 가끔 있어요(웃음). 그래도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자유 시간이 아주 많은 편이죠. 공부를 강요하기보단 예체능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팝 댄스도 하고, 수영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음이도 거의 매일 동생들과 놀아요. 저희 애들은 넷이서 늘 바빠요. 죽이 잘 맞아서 놀이터만 가도 재밌게 놀아요.

Q : 결혼 10주년 기념일엔 뭘 하셨나요

정혜영 오전에 밥퍼 봉사 끝나자마자 점심 먹고,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에 맞춰서 부랴부랴 집에 도착했어요. 오후 3시까지 돌아와 있어야 해요. 그날 저녁엔 애들 좋아하는 메뉴로 집 근처에서 외식을 했어요. 오늘은 남편 생일이라 미역국 끓였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바빠서 지난밤에 끓인 갈비탕으로 생일상을 대신했어요.

Q : 밥퍼 봉사 사진만 봐도 그렇고, 두 분은 충분히 사회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영향을 끼쳐온 것 같고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100만명의 장애를 가진 우리나라어린이들에게 너무나도 시급한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을 위해 2012년, 만원의 기적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저희 부부가 하루에 만원씩 일 년 동안 모아서 365만원을 푸르메 재단에 기부하자, 그리고 10000개의 마음을 모아보자는 내용이었어요.

2013년 1월 1일에는 어린이 재활 병원 건립을 위해 1년 게획을 세웠고요. 1년 동안 달리기, 사이클, 수영 합해서 1만 킬로미터를 뛰어보자고. 제가 뛰는 1미터당 1원씩 모아 1만 킬로미터를 뛴 뒤 1억원을 어린이 재활병원을 위해 기부해보자 싶었죠. 발톱이 세 개나 빠지고, 뛰기 싫은 날도 많았지만 1만 킬로미터를 뛰었어요. 올해 2월에 푸르메 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고요. 그렇게 장애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기금을 모으는 계기가 마련되었어요. 지금 해오고 있는 홀트아동복지회, 한국컴패션을 통해서 나누는 일도 평생 할 생각이고요.

Q : 다시 무대에 설 생각은 없나요? god처럼, 지누션을 기다리는 팬들이 있잖아요

마음은 있어요. 저는 아직도 무대에 서면 정말 좋고. 지누션 활동을 할 때도 전 무대가 늘 고팠으니까요. 한번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간 연예계 생활을 떠나 있었던 지누도 배려해야 할 것 같아요. god도 돌아오는 데 12년이나 걸렸잖아요. 솔로가 아닌 그룹은 쉽지가 않아요.

Q : 그래도 기다려볼게요. 아이들은 아버지가 유명한 가수란 걸 아나요

아마 잘 모를 거예요. 아이들에게 TV를 잘 보여주진 않으니까요. 언젠가 가족 여행을 가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함께 봤어요. “아빠, ‘런닝맨’ 나갈까?” 물었더니 정말 좋아하는 거예요. 아빠가 자기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나올 수도 있다는 걸 믿지 못하는 눈치였어요.

정혜영 드라마를 보여준 적도 없고, 일주일에 한두 번 EBS만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직업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아이들 공간엔 TV 자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요. EBS를 시청할 때 저희 부부가 모델로 출연한 모 치킨 광고가 나온 적이 있어요. 그때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왜 나오지?” 하며 놀라더라고요.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타요 버스에 저희 부부가 나온 치킨 광고가 붙은 적이 있는데 엄마가 치킨은 왜 들고 있나 의아해했죠. 저희 아이들은 광고 모델이나 배우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어요. 션 아이들은 저희 부부가 그 치킨을 직접 튀기는 줄 아는 것 같아요. 동네에서 치킨 가게를 하는 것처럼(웃음).

Q : 혜영씨는 연기 욕심 더 낼 생각은 없나요

작품 들어오면 하고, 연기하고 싶을 땐 해야죠. 남편이 제가 일을 할 땐 많이 배려해주는 편이에요. 평소에도 제가 좀 힘들어하면 “내가 잠깐 아이들 보고 있을게 여행 다녀와” 하며 오히려 쉬라고 등 떠밀 때도 있어요. 션 여자는 결혼하고 나면 아내와 엄마로 사는 시간이 길어지잖아요. 여자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자예요. 하지만 결혼 후엔 여자가 참아야 하는 순간이 늘어나죠. 그렇게 뭔가가 마음속에 쌓이면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퍼붓기도 하고. 그렇게 악순환이 생기기도 하죠. 결혼해서도 아내가 여자로 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혜영이에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나가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쇼핑을 하거나, 아니면 어디 구경을 가거나, 여자로서 사는 하루를 보내게 해줘요. 그러면 혜영이는 나머지 6일을 나에게 더 멋진 아내로 아이들에게 더 좋은 엄마로 살아가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여의치가 않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아내가 여자로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아내 역시도 남편을 또 남자답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주어야 하고요.

Q : 혹시… 정치하실 생각은 없으세요(일동 웃음)

정혜영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이대로 살겠습니다. 쭉, 이대로가 좋아요.

Q : 결혼 20주년은 어떨 것 같나요

혜영이는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고민할 때도 있어요. 저희는 각자 운동을 참 좋아해요. 전 운동선수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에 빠져 있고, 혜영이는 요즘 발레에 빠져 있죠. 하지만 운동을 해도 예전 같지 않고, 나잇살이란 것도 붙는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면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나이 드는 대로 그 모습이 자연스럽고 좋아요. 오늘 서로의 모습도 좋고.

정혜영 (혼잣말처럼) 남편이 보톡스 맞지 말래요…. 전 보톡스를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어요. 어찌 보면 남편이 “넌 예뻐”라고 말해주어서 제 몸도 마음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결혼하고 더 예뻐졌다는 말도 듣고요. (웃음, 이어 남편을 보며) 10년 뒤면 난 진정한 아줌마가 되어 있으려나? 션 (크게 웃으며) 20년 뒤엔 지금보다 더 행복하겠습니다.

기획=조유미 여성중앙 기자, 사진=조세현(ico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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