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넥센 4형제 MVP 집안싸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올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별은 누굴까. 올해는 특히 진귀한 기록들이 쏟아지면서 그 어느 해보다 최우수선수(MVP)경쟁이 치열하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1안타를 기록한 서건창(25·넥센),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넘어선 박병호(28·넥센), 유격수 최초로 40홈런 아치를 그린 강정호(27·넥센), 7년 만에 20승 고지에 오른 밴헤켄(35·넥센) 등이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삼성의 투수 밴덴헐크(29)도 MVP경쟁에 가세했다. 이들 중 한 명만 18일 열리는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받는다. MVP는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다. 올시즌 MVP후보들의 활약을 역대 MVP 수상자의 기록과 비교해 봤다.

 ◆2014 서건창-1994 이종범=서건창은 올시즌 128경기에 나와 201안타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33년 역사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200안타 고지를 단숨에 넘어섰다.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였던 전설 이종범(44)을 넘어섰다. 이종범은 1994년 해태에서 뛸 당시 124경기에 출전해 최다안타(196개)를 때렸다. 그 해 이종범은 한 시즌 최다 도루(84도루) 기록까지 세우며 MVP를 거머쥐었다. 올시즌 서건창의 활약도 이에 못지 않다. 최다 안타 기록 외에 135득점을 기록하며 1999년 삼성 이승엽(38·128개)이 세운 한시즌 최다 득점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2014 박병호-2003 이승엽=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는 2003년 삼성 이승엽에 필적할 만한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52개 홈런을 때려 2003년 이승엽(56개)·심정수(현대·53개)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당시 이승엽은 아시아 홈런 신기록까지 세우며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동안 맥이 끊겼던 대형 거포의 계보를 올해 박병호가 이었다. 박병호는 올시즌 52개 아치를 그리면서 ‘포스트 이승엽’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승엽은 2001~2003년까지 홈런왕 타이틀을 내세워 3년 연속 MVP가 됐다. 박병호도 올해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이승엽에 이어 3년 연속 MVP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2014 강정호-1992 장종훈=유격수 최초로 4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강정호는 한화에서 뛰었던 장종훈(46)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강정호는 올 시즌 42개 홈런, 117타점으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장종훈은 1990년 28홈런으로 유격수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렇지만 그 해에는 MVP가 되지 못했다. 장종훈은 1992년 1루수로 변신한 뒤 MVP가 됐다. 그 해 41홈런을 기록하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0홈런 시대를 열었다. 장종훈 이후 보기 힘들었던 ‘강타자 유격수’의 명맥을 올해 강정호가 이었다.

 ◆2014 밴헤켄-2007 리오스=한국 무대에서 3년째 공을 던지고 있는 밴헤켄은 7년 만에 20승 투수 대열에 올랐다. 2007년 당시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7년 만에 20승 고지를 돌파한 것이다. 리오스는 2007년 외국인 선수 최초로 20승을 넘어섰고 그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밴헤켄은 리오스의 22승에는 못미치지만 올시즌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넥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 20승을 거둬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2014 밴덴헐크-1985 김성한=우승팀 삼성 선수로는 유일하게 MVP 후보에 오른 밴덴헐크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3.18)과 탈삼진(180개) 1위를 차지했다. 넥센의 MVP후보 4명의 기록이 워낙 쟁쟁해 밴덴헐크의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밴덴헐크는 이례적으로 고국 네덜란드에 돌아가는 일정까지 늦추며 시상식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밴덴헐크는 삼성이 배출한 유일한 MVP후보다. 1985년에는 전·후기 통합우승을 이룬 삼성이 MVP 후보를 3명이나 배출했지만 결국 최우수선수는 해태의 김성한이 차지했다.

박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