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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 러 3조원 규모 경협 러 업체 변덕에 무산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과 러시아의 최대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

LG상사가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과 추진한 30억 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수출 프로젝트가 타타르스탄 정부와 계약 당사자인 현지 석유회사 '타트네프티'의 방침 변경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젝트 주관사인 '타타르스탄-한국석유화학(TKNK)사'는 지난달 주주회의를 열고 공개입찰을 통해 플랜트 건설을 담당할 새 업체를 선정키로 결정했다고 프로젝트에 관여한 석유회사 관계자를 인용,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LG 상사에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맡기기로 한 지난해 가계약을 사실상 파기하고 새로 공개입찰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타타르스탄 정부가 공화국 내 석유화학 복합단지 개발과 관련한 기존 방침을 바꾸면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며 "앞으로 있을 공개입찰 참여를 LG 측에 권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TKNK는 타트네프티(지분율 45%)를 비롯한 타타르스탄 현지기업과 LG상사(9%)가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공동 설립한 회사다.

타타르스탄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국 측 관계자는 20일 "현재 LG상사와 타트네프티사가 가계약 파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자 선정 과정에서 따돌림을 당한 타트네프티사가 불만을 품은 것이 가계약 파기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LG가 공개입찰에 참여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상사 신사업개발팀 황대원 부장은 "타타르스탄의 가계약 내용 변경으로 프로젝트 개발구도가 확 바뀌었다.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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