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취 누가, 왜] 은행강도 등 노린 단순 강도에 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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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중인 장병 2명을 흉기로 찌르고 소총과 실탄을 빼앗은 3인조 범인들은 누구이며 무엇때문에 군 총기를 탈취했을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사건 수사를 맡은 군.경은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21일 결론 냈다. 사건 당일인 20일 밤 달빛이 밝아 침투하기에 적합치 않고 ▶사건현장이 민간인 통행이 잦으며▶북한 공작원 수법이 아닌 흉기와 스프레이를 사용했고▶소초장과 통신병을 살해하지 않은 점 등이 그 이유다.

군.경은 단순 강도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이 은행강도 등 2차 범행을 노려 총기를 탈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국의 금융기관 등에 경비를 강화토록 했다. 이 경우 범인 가운데 1명 이상은 사건이 발생한 동해 지역에 연고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원도 사투리를 사용했고 인근 지역의 지형과 군인들의 근무 형태를 사전에 파악한 듯 범행이 치밀했던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럼 이들이 왜 하필 위험을 무릅쓰고 군의 총기를 탈취했을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성능좋은 사제총을 만들거나 밀거래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의 총기 전문가는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면 간단한 사제총은 쉽게 만들 수 있다"며 "범행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대학 박정선(범죄사회학)교수는 "숙련된 기술이 없으면 사제총을 만드는 과정이나 기간이 길어 오히려 범죄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이 사전 답사를 통해 총기 탈취가 더 쉽다고 판단해 범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호.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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