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야간경기 늦게 시작 오래 끌어 "어린이 팬 귀가에 문제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어린이들에게 절대적인 호응을 얻고있는 프로야구가 야간경기를 너무 늦게 시작, 어린이 팬들에게 큰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거행되고있는 프로야구 야간경기는 저녁7시에 시작, 경기시간을 3시간 내지 3시간 반으로 계산하면 경기가 밤l0시나 10시반께 끝나 대부분의 어린이 팬들은 귀가시간이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미 슈퍼스타즈를 제외한 5개 프로팀이 모두 어린이회원을 모집, 대부분이 국민학생과 중학생인 이들 어린이회원들은 4월중순부터 입장료의 40%할인을 받아 중학생이 6백원, 국민학생이 3백원으로 관전하고 있다.
전반기 리그가 끝나가는 20일까지 1백5게임을 통해 어린이회원 2만3천5백여명과 비회원어린이 12만5천여명이 경기를 구경, 프로야구경기는 어린이회원들에게 폭발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야간경기의 경우는 어린이회원들이 더욱 많아 프로야구경기는 관중은 늘지만 입장수입은 적은 기현상까지 빚고 있을 정도로 어린이들에게 호응을 받고있다.
이와 같은 폭발적인 어린이들의 호응을 한국프로야구위원회는 전혀 고려치 않고 일방적인 경기시간으로 야간경기를 7시에 고집, 관중보호는 말할 것 없고 어린이팬 양성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야간경기는 꼭 6시∼6시30분 사이에 시작, 3시간이 되면 무조건 경기를 중단, 무승부로 하면서 팬들의 귀가조치를 배려해주는 친절을 베풀고 있다.
경기시간 3시간제한으로 일본프로야구 전 경기의 15%정도가 무승부(동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도 두드려진 특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는 야간경기를 15회까지 연장하는 데다 밤7시에 시작해 어린이 팬들은 전혀 팬 보호면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10시 사랑의 종은 왜 만들었나|전국 시설완공 뒤 시간 재검토>
▲서강대 이보형 교수=지난 토요일(19일)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OB-MBC의 야간경기를 구경갔다가 깜짝 놀랐다. 밤7시에 시작한 것도 한국실정에는 무리였으며 11시 가까이 끝나 수많은 어린이 팬들의 귀가가 심히 걱정스러웠다. 이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밤10시면 방송에선 사랑의 종을 울려 청소년들의 귀가를 종용하면서 이같은 이율배반이 어디 있는가.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에선 밤7∼8시에 시작해 승부가 안 나는 경우 새벽1시까지 계속할 때도 있다. 그러나 미국엔 모두 부모들이 동행하는 데다 자가용을 이용하므로 문제가 심각하진 않다.
특히 한국팀들은 기량도 처지는 데다 지나치게 슬로템포로 경기를 진행시켜 더욱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전력절약이라는 의미에서도 앞으로 일찍 시작했으면 좋겠다.
▲한국야구위원회 이용일 사무총장=예상치 못한 어린이 팬들의 폭발적인 증가에 놀라고있다.
7월부터 전국구장에 야간경기시설이 완공되면 야간시간을 검토할 예정이다. 우선 후기리그부터 일요일에는 야간경기를 피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국은 회사나 관공소의 퇴근시간이 일본보다 한시간 늦은 6시인데다 일몰시간도 평균 l시간씩 늦어 7시에 경기를 시작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