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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갓일「의 기능 이수자 정춘모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세계에 유례가 없는 죽세공정밀도로 찬사를 받아온 무형문화재 제4호 「통영 갓일」의 절묘한 기능이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진출,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대나무를 머리카락의 3분의 l정도로 가늘게 포개서 양태(전통 갓의 타원형태)를 짜는 한국전통공예의 솜씨를 유감없이 펼쳐 보여주겠습니다.』「갓일」의 전승 이수자인 정춘모 씨(42, 충무시명정동)는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의 한미수교1백주년기념 한국 전승 공예전(22일∼7월7일)에서 펼칠 자신의 갓일 기술에 대한 자신감에 부풀었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게 될 주요 갓일 기능은 「양태 절이기」「총모자 짜기」「버틈일, 수장일 하기」등이다.
갓일 중에서 가장 힘드는 기능은 양태를 만드는 일과족 사실을 양태, 총모자 등에 종사하는 일.
「버름일」은 편편한 양태를 타원형으로 하고 촉사실(일종의 명주실)을 입히는 일이고 「수장일」은 말총으로 짜 놓은 총모자의 끌 매기와 촉 사실 붙임이다.
『진 사립 한 개를 만드는데는 6천 가닥의 촉 사실을 한 가닥 한 가닥씩 붙입니다. 그래서 정성을 들이자면 갓 하나를 만들기에 1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정씨는 20일 출국, 스미소니언에서 재현해 보일 자신의 기능이「갓일」의 마지막 기능보유자였던 김봉주 군이 76년 타계한 후「단절의 의기」라고 크게 걱정했다. 이제 기능보유자(인간문화재)가 한 명도 없어 종목자체가 폐기된 상태고 수익성이나 장래성이 절망적이라 전수하려는 희망자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전통 갓의 수요는 특수 소장 자들의 주문품으로나 생산 판매하는 게 고작 이라는 것.
연령미달(50세 이상)등의 이유로 기능보유자 지점을 못 받고있는 정씨의 갓일 기능은 30여 년째 사재를 털어 넣으며 의롭게 버텨오면서 73년 전수, 80년 이수를 했고 문공부 주최 전승 공예 전에서 7회에 걸쳐 은상, 장려상등을 수상했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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