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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그 기업이 알고싶다] 8. K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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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 KT 신입사원들이 서울 광화문 사옥의 국제방송관문센터(ITC)에서 방송 송수신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KT의 기업 광고에는 항상 'Let's KT(~를 함께하자)'가 등장한다. KT 측은 "Let's KT란 슬로건 속엔 '한번 해봅시다'라는 도전정신과 함께 소외된 이웃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회사의 이념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회사 측은 이 슬로건에 들어있는 KT의 품사가 동사도 명사도 아닌 '접속사'라고 설명했다. 나이 든 사람과 젊은이를, 도시와 벽지를, 남과 여를, 내국인과 외국인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KT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120년의 전통이 있는 KT는 국제전화는 물론 시내.외 전화,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위성통신, 이동통신을 망라한 국내 최대의 종합통신사업자다.

◆ 현장에서 배워라=KT는 국내 어떤 회사보다 '현장'을 중시한다. 서해의 최북단에 있는 백령도부터 제주도는 물론 남해의 거제도 등 웬만한 섬에는 KT의 통신망이 설치돼 있다. 이뿐 아니라 위성.무선.해상으로도 KT의 통신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에 따라 KT에 입사하면 3개월간의 수습교육을 마치는 대로 전국 100여 개의 지사에서 일을 배운다.

현장 체험을 통해 KT가 제공하는 통신 상품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고객의 요구를 직접 듣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 과장에서 부장으로,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할 때도 전국 100여개 지사 중 한 곳에서 현장근무를 하는 것이 필수과정이다. KT 이길주 상무는 "KT의 모든 서비스는 현장에서 시작된다"며 "현장 경험은 신입사원이 2~3년 후 본사나 사업부서에 제도개선이나 사업아이디어를 발굴할 때도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신입사원에게는 일 대 일로 '지도 선배'를 정해 회사에 쉽게 적응하고 업무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 서로 돕는 조직문화=KT의 직원은 6월 말 현재 3만8030여명. 그러나 지역별로 지사와 지점이 나뉘어 있어 실제 근무를 같이하는 직원은 300~400여 명가량 된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은 여느 중소기업에서나 느낄 수 있는 끈끈한 동료애로 뭉쳐 있다. 직원들 경조사가 있으면 온 직원이 자기 일처럼 발벗고 나선다.

2002년 경력직으로 입사한 최만규씨는 "상사가 일을 지시할 때도 '해라'보다는 '같이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민영화 직후 대규모 명예퇴직을 받으면서 이 같은 문화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KT는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최근엔 직원들의 공동체 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회사 차원에서 마련 중이다. KT의 복지제도는 아주 좋다. 대학교까지 자녀 학자금과 연간 500만원의 의료비를 지급하며 직장 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사망 및 재해에 대비한 별도의 단체보험까지 가입해 두고 있다.

◆ 인재상은 '창조적 자유인'=KT가 원하는 인재상은 창조성과 책임감을 갖춘 인재다. KT에서는 상품 기획, 약관 작성, 유통망 설계, 요금전산 기획 등 각각의 일을 혼자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따라서 자기 스스로 해당 업무를 끌고나가는 책임감과 함께 다양한 상황에 맞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그래서 채용 과정에서 인.적성 평가와 면접을 중요하게 본다.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인.적성 평가는 400여 개의 각종 질문에 '네''아니오'로 답변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역량은 물론 감정 관리나 스트레스 관리 능력 등을 측정한다. KT는 400여 명의 면접위원 풀을 구성해 놓고 면접이 다가오면 이들 중 선발한 면접관을 사흘간 합숙교육을 할 정도로 면접에 신경을 쓴다. 면접에서는 IT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을 묻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KT는 올 하반기에 100여 명의 신입사원을 공채할 계획이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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