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취업 준비 이렇게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경기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재취업 전선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내가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나' 하는 생각에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탓이다. 이런 때일수록 '변화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변화 관리는 예상치 못했던 사건에 부닥친 개인이 심리적 저항이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다. 전직(轉職) 알선 업체인 리헥트해리슨의 유희복 선임 컨설턴트에게서 변화관리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우선 '부인(否認)→저항→탐색→전념'의 네 단계로 진행되는 변화관리 대상자의 심리 상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 단계인 부인의 키워드는 '노(No)'.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사람은 그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갑작스럽게 큰 일을 당한 뒤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심리적 방어 현상이다.

저항의 단계에선 '왜(Why)'란 단어를 많이 쓴다. 이 단계에 이른 사람들은 억압된 감정을 쏟아내고 싶어한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게 전문가의 상담이다. 또 가족이나 친지.친구가 그저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본인의 상태를 표현하도록 유도하고 배출구를 함께 찾도록 해야 한다. 술은 감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부인과 저항은 인간 심리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깊이 있는 성찰을 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이기도 하다. 이를 어떻게 탐색과 전념의 단계로 연착륙시키느냐가 관건이다.

탐색의 과정에선 '어떻게(How)'가 중요하다. 정보를 많이 수집하고, 인맥을 이용하거나,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주변의 격려와 고무가 필요한 때다.

마지막 과정인 전념은 '예스(Yes)'의 단계다. 이미 방향이 결정됐기 때문에 이제는 행동만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변화관리 대상자는 어려움을 혼자 간직하지 말고 주변에 털어놓는 태도가 필요하다. 가족의 도움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변화관리 대상자는 속으로 본인이 무능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위에서 직장을 잃은 게 사회.경제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주지시켜줘야 한다. 자존심에 상처 주는 표현도 삼가야 한다.

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